요즈음 YouTube에서 보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유명인들이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은사, 친구 또는 첫사랑과 벅찬 감동의 재회를 다룬다.

나에게도 그런 만남의 인연이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외곽에 있는 은평초등학교에 다니던 4, 5학년 시절이었다. 그러니까 11-12살 무렵. 그 당시에는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어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학교 수업 외에 특별히 과외수업을 받곤 했다. 김 동환이라는 동급생의 대학생 누님에게서 몇몇 친구들이 과외 수업을 받았다. 동환의 아버님이 4.19(?)에 관련한 국가 유공자라는 어설픈 기억이 남아있다. 누님은 이화여대에 다니던 미인이셨다 (나의 눈에는 최고의 미인) 스무 살 초반의 나이였겠다.

 

수업 후에 뒷산에 같이들 올라서 동네를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하곤 했는데, 그때가 나에게는 제일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했던지.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듯. 무릎을 베는 특권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수업 중에 무엇인가 잘한 대가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그 선생님과의 인연은 길지 못했다. 무슨 이유였던지, 과외를 그만두게 되었고,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혼자서 집으로 가던 저녁이었다. 아마도 달밤이었던 것 같다. 어린 나의 마음속에는 어느 유행가가 맴돌고 있었다.

 

  헤어지기 섭섭하여 망설이는 나에게

  굿바이 하며 내미는 손, 검은 장갑 낀 손.

 

  할 말은 많아도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내 모양을 저 달은 웃으리.

 

그 이후, 그 선생님을 뵙거나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 동환이는 국가 유공자의 아들이라 경기 중학교에 입학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다.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어떻게 변하셨는지 한 번은 뵙고 싶다. 그 곱던 모습처럼 이제는 고운 마음을 갖고 어딘가에 계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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