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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등의 저녁

시린 손들이 불씨를 얻어갔나 보다

손때가 까맣다

 

모든 어둠에도 빛은 숨어 있다는 듯이

손때는 신앙처럼 반들거린다

 

옥좌가 주리를 틀든

마당쇠의 안방에서보다 밝았으랴

 

평등한 밝음

사실 신앙은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돌 같은 가난이

저녁 등불을 내걸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하여 어둠을 허락한다

저녁에게 방문을 허락하기로 한다

 

어두워지고 어두워지면

묵은 때처럼 빛의 비늘이 돋아날 것이라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억 년 동안 반짝이는 소리를

비로소 들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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