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연말 분위기를 돋우는 장식이 여기저기 보인다. 12월 중순이라 괜스레 마음이 바빠지는 때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더욱 마음을 부추긴다.

 

U-Haul 가게 앞 사거리, 가로수 아래 모자를 쓴 남자가 서너 명 서성거리고 있다. 실한 체격의 장정들로 보아 하루 일당을 벌려고 나온 노동자들 같다. 지나가는 차를 훑어보고 있다. 손짓만 하면 금방이라도 쫓아올 기색이다. 12시가 벌써 지났으니 짧은 해가 곧 지기 시작할 텐데 아직도 일거리를 못 구한 모양이다.

 

저러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갈 텐데. 해는 기울고 찬 기운이 등 뒤로 내려오면 빈손이 더욱 휑하리라. 기다리는 처자식들이라도 있다면 더욱이나. 어둠이 내리고 연말 장식이 환히 밝혀질 때,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차들을 보며 내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움켜쥐고 들어가겠지.

 

저런 이들이 마음껏 일을 할 수 있는 사회는 언제나 올까. 그분이 세상에 오신지도 2천 년이 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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