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에 바빠서 못 온다고 Las Vegas에서 일하는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러면 아내와 내가 보러 가야겠다 하던 중에, 마침 그쪽으로 가는 단체 관광이 있어 참여했다.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저녁이면 아들과 식사하는 계획으로.
근처 Death Valley 국립공원 관람이 포함되어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황량한 사막과 바위산이 펼쳐진 곳곳에는 녹색의 생명들이 자라고 있다. 마침, 비가 내려 잎들이 싱그럽다. 새삼 생명의 강인함에 숙연해진다. 어디에 뿌리가 내리던 살아보려는 노력을 본다.
구경을 마치고 오후 느지막하게 Las Vegas로 돌아가는 버스 안이었다. 조는 사람, 전화하는 사람. 그 사이로 가이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이서 우연히 들려온 전화 내용에 대해서였다. 여행 온 어머니에게 딸이 어떠냐고 물었는데, “so so”라고 대답. 가이드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겨우 그 정도라니. 더구나 신청곡도 많이 한 손님에게서라 실망이 너무 크다고 털어놓는다. 그 순간 버스 안은 폭소가 터져 나왔다. 무심코 한 말이 하필이면 제대로 주인을 찾아갔으니. 한동안 버스 안은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웃었을까? 황당함과 실망뿐인데. 그래서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나 떨어져서 보면 희극이라 하던가.
Death Valley가 자연의 작품이라면, Las Vegas는 인간의 작품이다. 마침, 며칠 후에 있을 자동차 경주로 길거리는 어수선했다. 거기다 소낙비도 내리고. 화려한 사인과 연말 장식이 눈길을 잡는다. 아들과 들어간 식당 안은 얘기 소리로 어수선했다. 그 사이로 그간 지낸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저녁은 저물어갔다.
집에 돌아오니 뒷마당 한구석에 나팔 모양의 분홍 꽃이 피어있다. 심은 기억이 없는데 어디선가 날아와서 뿌리를 내렸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