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단상] 다름을 품고 살아가다

 댓글 2026-06-26 (금) 12:00:00 이희숙 아동문학가
 
제초하지 않은 게으른 농부로 비추어질까? 갈래 길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누군가 들려준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의 핵심인 4무(無) 원칙’이 떠올랐다. 이는 인간의 과도한 개입을 줄이면서 자연의 자정 작용 즉 오염된 환경이 본래 깨끗한 상태를 되찾는 자연 치유 능력을 가져온다고 한다. 생태계의 균형을 믿고 의지할 수 있어 ‘아! 바로 이거야!’라며 무릎을 쳤다.


흙이 스스로 숨 쉬고 살아 움직이며, 미생물과 벌레, 식물 뿌리가 자연스럽게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무경운(無耕耘)’, 농약을 치지 않고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여 해충을 스스로 조절하는 ‘무농약(無農藥)’, ‘무비료(無肥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땅심을 기른다. 덧붙여 ‘무제초(無除草)’는 잡초를 제거하지 않고, 잡초는 흙을 보호하고 생태계 일부로서 역할을 한다. 내 지식과 욕심으로 자연을 개조하려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질서에 맡기기로 했다.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료를 주고 김매기 하는 작업을 덜어내어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가능한 수확을 얻는 것이다. 고생하지 않으면서 토양과 생태계를 온전히 보전하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맛과 영양을 간직한 작물을 얻을 수 있다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농작물과 잡초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 다른 것이 공존하는 의미를 살펴본다. 서로 다름을 품고 어우러지는 우리네 사는 모습과 흡사하다.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단순히 ‘옳다’ 또는 ‘그르다’고만 나누기는 어렵다.

다르게 존재하는 그 안에서 옳음을 선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잡초 곁에서 모종이 자라나 열매를 맺고 있다.

<이희숙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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