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을 감사로 바라보며 / 이정호
6월 첫째 주 토요일은 따사로웠다. 구름 낀 하늘은 청명하였다.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하여 일찍 도착하였다.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들로 들어서 있었다. 계속 들어오는 차들을 주차 안내를 하는 분들이 도와주고 있었다.
검은 색 옷은 가급적 입고 오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인가 차에서 내린 사람들의 옷이 밝고 환하게 보였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도 엄숙함 보다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느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스크린과 강대상 앞에 꽃으로 둘러싸인 그녀의 영정사진은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마치 그녀의 영혼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환대하는 것 같았다.
큰 교회에 속하는데 1층은 다 찬 것 같았다. 250명 정도는 되었다. 그녀는 많은 단체에서 활동하였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재미시인협회 그리고 합창단에 속해 있었다. 내가 속한 수필 모임에서 합평을 끝낸 후에 바로 다음 모임으로 서둘러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6개월 전, 우리 회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였던 것 같다. 그자리에서 나는 요사이는 모임에 잘 나오지 않아 얼굴 보기가 힘들다고 말하였다. 코스타리카 선교도 다녀와서 오랫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녀는 앞으로 잘 나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의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3-4 개월쯤 전에 줌으로 글공부하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때 몸이 좀 아프다고 하면서 얼굴은 안보이고 목소리만 듣는다고 하였다. 나는 그녀가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그녀의 상태가 심각한지를 몰랐다.
그녀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암이 많이 진전된 상태라고 들었다. 우리들에게 내색은 안 했지만 그녀는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으리라. 그러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녀는 죽기 전에 가족들에게 세가지 당부를 했다고 한다. 첫째는 그녀가 죽음으로써 천국에 입성할 수 있기에 감사예배로 드리기를 원한다고 했다. 둘째는 조문객들이 검은 옷이 아니고 밝은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했단다. 세번째는 조문객들을 극진히 대접해 달라고 했다.
천국입성감사예배가 끝나고 우리들은 친교실로 안내되었다. 그녀가 말한대로 우리는 극진히 식사대접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으며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슬픈 표정이 아니고 천국에 들어가는 자기를 환송하며 웃으며 기뻐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천국 행 열차를 타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영혼이 숨 쉬는 장례식이었다. 기쁨과 감사가 흘러 넘치는 이별이었다. 슬픔이 이러한 분위기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 또한 언젠가 가족이나 나의 장례가 치러진다면, 이렇게 행하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