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반포 580돌을 맞았다. LA 한국문화원 및 코리아센터와 세종학당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어 시 낭송대회에 참석했다. K-Pop 받아쓰기, 도전 골든 벨, 체험 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체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한글은 고유한 문자 체계를 가진 소리글자다. 만들어진 창제 원리를 알아갈수록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다.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자음, 천지인의 우주 형상을 상징하는 모음. 배우기 쉬울 뿐 아니라 소리를 내기 쉽고, 창의적이고 재미있다. 풍성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가지고 있어 감정과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글자다. 일찍이 천민이 글을 배웠고, 대한민국엔 문맹자가 없다는 점이 놀랍지 않은가. 어떤 언어보다 표기 방법이 쉽다.
독자적인 문자가 없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문자를 빌려 사용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찌아찌아족은 고유 언어가 있지만, 사멸 위기에 놓여 전통과 기억을 기록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에 짧은 기간에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로 자국의 발음을 표시해 적었다. 현지 바우바우에 한글학당을 세우고,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쳤다. 이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볼 수 있다.
미네소타 숲속 호수에 ‘한국어 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합숙하며 한국어를 배우고 실습했다. 한국 도시 이름으로 지어진 방에서 일어나 K Pop 노래에 맞춰 체조하고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태권도나 촌극 등 다양한 행사를 하며 한국어를 사용했다. 틀려도 괜찮다는 젊은 패기로 도전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나 역시 미주한국아동문학가협회을 통해 2∽3세를 위한 아동문학에 정성을 기울인다. 아이 눈높이에서 쓴 동시, 동화를 창작하고 그들이 그린 삽화를 넣어 출간했다. 출판기념회에선 서투른 발음일지라도 그들이 직접 동시와 동화를 낭송하게 했다. 함께 소통하며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세계 여러 종족이 K Pop을 노래하고 한국어를 배운다.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면 내 안 어느 부분이 채워지면서 생각의 영역이 확장된다. 이에 전 세계인이 말하는 한국어로 지구촌은 하나가 될 수 있다. 즉 글로벌 언어로 떠오른 한국어는 세계를 잇고 소통할 수 있다. 세계를 사로잡을 언어와 문자로 다가가고 있다. 충분한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ㅎ·ㄴ’ (아래 한)
‘ㅎ’ / ‘ㅇ’이 갓을 쓰고 / 땅 위에 서 있다 / 대지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 우리의 생김새다 // 아래 아 (·) / 혀가 오그라져 내는 깊은 소리 / 모음 음가가 소실된 채 / 사라진 역사의 한가운데서 / 초성의 아래쪽에 붙어 / 균형 잡힌 존재를 만들며 / 지구를 중심축으로 / 스스로 회전한다 // 아래 한 (ㅎ·ㄴ) / 크고 위대한 / 한민족의 본체 / 세상을 향해 크고 넓게 / 애써 지켜온 / 자긍심으로 결속해 / 동쪽에 올차게 솟아오른다 //
한글 (ㅎ·ㄴ글) / 백성을 가르치는 소리 /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 민족의 얼 되어 / 한류 문화를 퍼뜨리며 / 온 세계를 밝히는 햇살 된다 //
<이희숙 수필가·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