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에세이] 헤밍웨이, 진실한 문장 하나

댓글 2026-10-14 (수) 12:00:00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내 마음은 어느새 그의 서재로 향했다. 베란다와 연결된 별채 2층의 작은 방이 집필실이다. 예전에는 침실과 서재를 쇠로 만든 다리가 연결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날 술을 많이 마셔도 아침이면 반드시 일어나 글을 쓰던 그에게 필요한 길이었다. 방 안 한가운데 낡은 타자기가 놓여 있다. 그는 이 타자기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오후의 죽음』 등을 썼다. 의자에 앉아 타자기를 두드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헤밍웨이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자. 지금까지 써왔으니 다시 쓸 수 있다. 우선 내가 아는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자. 그러면 그다음은 쉬워진다.” ‘진실한 문장 하나.’ 그의 이 말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좋은 글은 거창한 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진실 하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아래에는 키웨스트 최초의 가정용 수영장이라고 하는 커다란 수영장이 있다. 스페인 내전에서 돌아온 헤밍웨이는 아내 폴린이 보여준 막대한 공사비에 놀라며 “내 마지막 1센트까지 가져가라”고 했다. 그때 던져준 페니가 수영장 바닥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곳에서 그는 수많은 모험을 경험했고, 사랑하고 헤어졌으며, 무엇보다 끊임없이 썼다. 그리고 그 모든 삶의 흔적을 문학으로 바꾸었다. 결국 글쓰기란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진실한 문장 하나를 찾아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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