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단상] 참 아름다운 세상

 댓글 2026-08-14 (금) 12:00:00 이효종 수필가
 
300년 전 뉴올리언스는 미대륙과 유럽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였다. 프랑스는 이곳을 자신들의 자치령으로 만들고, 비옥한 땅에 인디고와 담배를 재배하면서 필요한 노동력을 흑인 노예들로 충당했다. 새치모가 태어난 1900년대 초에는 노예의 후손들로 가득했을 것이다.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밭에 나가 노동에 시달리며 소나 돼지 같은 가축처럼 취급되었다.


새치모의 동상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들어가면 바로 콩고스퀘어가 나온다. 아버지 때부터 거친 노동에 익숙해진 노예의 후손들은 일요일 저녁이면 이곳에 모여 그들의 마음을 달랬다. 고향 아프리카의 영혼이 담긴 음악을 드럼으로 연주하고, 젊은 노예들은 춤과 노래로 열정을 불살랐다.

새치모의 처지도 별반 나을 것이 없었으리라. 빈민가 날품팔이 아버지와 미혼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태어난 듯하다. 아버지는 그가 걸음마를 떼기 전에 다른 여자와 떠나버리고,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는 매춘가에서 지내야 했다. 어린 새치모는 어머니를 위해 석탄이나 폐품을 팔아서 자신의 밥값을 보태야 했다.

암담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소년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였을까. 정식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코넷과 트럼펫 연주법을 배웠다. 어린 나이에 악단을 구성하고, 악보를 보고, 편곡 방법 등 음악 지식을 터득했다. 힘든 세상에서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수련하며 극복해 나간 것을 알 수 있다.

쉰듯하면서 걸걸한 목소리의 톤에 맞게 재즈 음악을 발전시켰고, 스캣 창법을 대중화하였다. 뉴올리언스가 재즈의 고향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재즈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결과다. 죽음이 눈앞에서 어른거릴 때까지 재즈를 놓지 않았던 그의 열정이 재즈를 완성했다.

사막처럼 암담한 현실에서 그는 희망을 보았다. 그의 대표곡 중의 하나인 ’참으로 멋진 세상‘을 들어보면, 초록 나무와 빨간 장미,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무지개의 영롱한 빛깔을 보고, 세상은 참으로 멋지다고 노래한다. 고단한 현실에서도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다. 아름다운 꿈이 맺은 열매가 얼마나 훌륭한가

<이효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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