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 권성훈

 

 

 

어디가 안이고 어디가 바깥인 줄 몰라

 

문을 벗기면 창이 열리고 또 문으로 벗겨지는

 

중력 잃어버린 소문처럼 앞뒤가 섞이지도 않는

 

하늘 속 구름같이 통정 속 통점같이

 

서로 먼저 잊기 위해 눈물을 잘라내도

 

곧 사라질 예언은 축문도 없이 새겨지고

 

단단한 칼날 움켜쥔 신이라고

 

수화하는 눈을 떼지도 못하네

 

새어나가지 않는 고해성사의 부엌이여

 

당신과 함께했던 눈먼 몇 겹의 고백은

 

세기도 전에 눈물뿐이라서

 

세다가 돌아갈 방향을 잊으라

 

생이 새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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