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가 익어가는 순간 / 조용미

 

 

비가 큰 새처럼 날아다닌다

큰 새의 깃털들이

옆으로, 위로 흩어지고 있다

바람은 비를 데리고 옆으로, 옆으로

많은 먹구름이 지나갔다

더 많은 바람이 지나갔다 비는 다시

돌아왔다

그 자리다

무화과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시들어가는 것은 무엇인가

고마나루 삵의 발자국은 발톱을 오므리고 걷는다

초록이 바람을 끌고 날뛰고 있다

태풍이 위서처럼

어지러이 날아다닌다

나는 큰 새의 그림자를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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