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인간이 만나는 잔치 

 

                                          정찬열 

 

  재미수필문학가 협회에서 주최한 ‘2013년 가을 문학세미나’는 미주지역 수필계의 큰 잔치였다. 아울러 협회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한 행사이기도 했다. 임헌영 교수 같은 귀한 분을 강사로 모셔온 협회 임원들의 안목과 실력도 그렇거니와 행사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깔끔하게 치루어 낸 조직력이 한껏 돋보인 행사였다.

 

  임헌영 선생은 강의 내용은 물론, 학생들을 쥐락펴락하는 강의 솜씨 또한 경지에 도달한 분이다. 1박 2일간 진행된 버스여행 중에 언급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 서울에 갈 때면 임헌영 선생의 강의를 듣곤 했다. 그 때마다 미주 문단에서도 이런 좋은 얘기를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수필가 협회에서 임헌영 선생을 강사로 모시고 세미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3일 동안 이루어진 강의는 참으로 유익했다. 문학에, 수필쓰기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에게 가뭄 끝의 단비 같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대저 문학이란 게 무엇이기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두고 그처럼 악착같이 매달리는가. 수필이란 또 무엇이어서 우리를 그렇게 잠 못 들게 한단 말인가. 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하는가 등. 문학하는 사람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이런 원초적인 궁금증이 이번 강의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 되었으리라 믿는다. 

 

  강의가 끝나고 시행된, 1박 2일 동안의 쟌 스타인백 생가와 레드우드를 돌아보는 여행도 기대보다 더 좋았다. 함께 갈 수 없었던 분들에게 아쉬움과 미안감이 있지만, 모처럼 일상을 떠나 수필에 관심있는 분들이 함께 문학과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의미로운 시간이었다. 매년 수필가 협회에서 실시해 오고 있는 ‘문학세미나’가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는 물론, 이  지역 수필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수필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행사의 성공은 어떤 분을 강사로 초청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강사의 실력에 따라 청중의 감동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형편이 허락한다면 임헌영 선생을 명년에 한번 더 초청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저런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매년 행사를 마련해 온 재미수필문학가협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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