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사랑학 / 안차애

 

 

불안한 것들이 흔들린다

불온한 것들이 번져 간다

 

위험한 온도, 위험한 파동, 위험한 무늬, 위험한 피

 

멈칫거리고 솟아나고 엉긴다

더듬거리고 빨려 가고 소용돌이친다

 

약은 먹지 않고, 사탕은 빨지 않고, 성호는 긋지 않는다

 

출렁일 때마다 바뀌는 판

미끄러질 때마다 새로 빚어지는 자세

 

아파도 욱신거리지 않고

외딴 방으로 밀려가도 외롭지 않다

 

어떤 생이라도 통과해서

다시 태어나야 하지 않겠냐는 듯

 

꽂힌다, 회오리친다, 푹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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