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그 빛 그 향기 / 추은희

 

큰 대자로 누워

양 손을 뻗는다

바람이 온 몸을 휘감는다

소리 죽여 귀를 모으면

온갖 빛깔

온갖 소리

함께 어우러져 춤춘다.

형태도 없는 것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바람, 그 바람의 심장은 따뜻하더라

바람은 그렇게 그렇게

빈 곳을 흘러가다

되돌아오고

발자국 죽여 흩어지고 모으고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것이라고

조용히 속삭여 주더라

산다는 것

바람같은 것이라고

때로는 사라져 도망가서

형태도 없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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