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읽으면 우리 뇌에는 보상회로로 알려진 영역에 도파민이 흐른다. 맛있는 음식, 기분 좋은 목욕, 포근한 포옹처럼 잘 쓴 글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계속해서 읽고 싶게 만든다. 간결한 설명문이든 복잡한 보고서든 당신이 쓰는 글은 읽는 사람의 머릿속 신경회로를 밝혀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뇌를 깨우고 읽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글은 다음의 특성을 하나 이상 갖는다. 단순하거나(simple), 구체적이고(specific), 놀랍고(surprising), 마음을 뒤흔들며(stirring), 매혹적이고(seductive), 스마트하고(smart), 사회적이거나(social), 스토리 중심(story-driven)일 때다. 이른바 8가지 ‘S’다.
단순하게(Simple) 써라. 짧은 문장, 명료한 단어, 깔끔한 문법을 사용하면 독자가 당신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단순한 설명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사실을 배운다. 사람들은 단순한 패턴을 통해 더 나은 예측과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Specific) 써라. 구체적인 내용은 두뇌 회로의 특정 부분을 깨운다. ‘펠리컨’과 ‘새’, ‘닦는다’와 ‘청소한다’를 비교해보자. 짝을 이룬 단어 중 더 구체적인 단어가 평범한 단어보다 뇌의 시각적인 부분과 운동신경대 뉴런을 더 많이 활성화시킨다. 즉 뇌가 더 강하게 의미를 처리하도록 만든다. 독자들이 메시지를 기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똑똑하다고 느낄(Smart) 수 있도록 써라. ‘아하!’ 하는 순간을 주는 것은 독자를 기쁘게 만든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집, 나무껍질, 사과 등 단어를 읽고 이와 연관된 마지막 단어를 찾아내도록 한 실험에서 정답인 ‘나무’에 도달하면 참가자들의 전두엽 피질과 중뇌의 보상회로 부분에서 빛이 났다. 희열을 느꼈다는 의미다.
사회적으로(Social) 연결되도록 써라.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갈망하도록 설계돼 있다. 심지어 글에 대해서도 그렇다. 여러 종류의 문학작품 발췌문에 대한 독자 반응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나 생각을 생생하게 설명한 글은 사회적 신호를 해석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했다. 독자들이 당신 그리고 당신의 글과 연결되도록 만드는 방법은 글 안에 작가 특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당신의 목소리, 세계관, 어휘, 재치, 구문, 감성을 생각하라.
스토리를 담아라(Story-driven). 좋은 에피소드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이야기, 심지어 이야기의 파편들조차 독자의 뇌를 상당히 사로잡는다.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은 스토리가 풍부한 제안에 더 호감을 느꼈고 창업자의 신뢰도와 사업 타당성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려는 의향도 더 크게 나타났다.
이제까지 소개한 8가지 S를 적극 사용하면 독자의 관심을 끌고 목적을 달성하는 매력적인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한국어판 2021년 7-8호에 실린 ‘강력한 비즈니스 글쓰기의 과학’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빌 버차드 작가 겸 글쓰기 코치, 정리=최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