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鬱陵島)

 

                                   유치환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鬱陵島)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國土)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蒼茫) 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東海) 쪽빛 바람에

 항시(恒時) 사념(思念)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風浪) 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祖國)의 사직(社稷)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懇切) 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ㅡ시집 울릉도(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