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웃게 하여 주소서

 댓글 2026-02-03 (화) 12:00:00 홍용희 수필가
 
며칠 뒤 다시 그 마켓에 들렀다. 불편한 기억 때문에 떨며 갔지만, 이번엔 달랐다. 직원이 티켓을 확인하고 바로 차단기를 열어주었다. 다음 날엔 자동차 충전기 앞에서 내가 또 묶였다. 아무리 봐도 할 수가 없어 어렵사리 직원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는 여러번 시도한 후, 충전기가 고장 났다고 했다. 결국 다른 충전기로 옮겨 충전했다. 이때도 기계는 멈추었고, 사람은 해결해주었다. 이 간단한 듯한 차단기나 충전기도 이렇게 불안하게 하는 이때 나는 장차 다가올 삶의 방식을 확인한다.


전문가들은 ‘AGI 에이전트 시대엔 자동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계화는 기술의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운용의 방법이나, 인간의 존엄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기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다 해결할 수 없다. 그 빈틈을 사람이 제어할 때, 자동화는 비로소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 될 것이다.

나는 빌고 싶다. 피할 수 없는 자동화라면, ‘웃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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