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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영 (옮긴이)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정신분석을 비롯한 현대철학과 이론을 전문 번역해 왔다. 문학평론가이자 연구자로 시와 소설을 포함한 다수의 번역을 진행 중이고, 디아스포라 문학과 번역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칼 윌슨 베이커 (지은이)

미국의 아칸서스 주에서 태어나 텍사스 남부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 시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이며 소설가로 세 권의 시집과 다수의 산문집, 그리고 소설을 출간했다. 시카고 대학을 비롯한 유수 대학에서 수학했고 남부감리교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티븐 오스틴 주립교육대학 교수직을 역임했고 지역의 철학과 문학 협회 및 학회를 창설해서 이끌었으며 1931년 퓰리처상 시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책소개

<문학의숲 영미시인선> 시리즈 첫 번째 시집으로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을 강수영의 번역을 통해 소개한다. "평범한 것에 담긴 영적인 생명을 담아내는 것이 시의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베이커는 나무, 꽃, 새, 골목길, 호수 등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하는 풍경들에서 비범함을 포착해내며 그 안에 깃든 영성, 그리고 인간이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에 대해 탐구하는 글을 썼다. 이 책은 시 한 편으로만 전해졌던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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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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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을 사랑한다.
    이 친구들과는 비밀이 없다.
    예전에 퍼부어댔던 지독한 말들은
    시간이 흘러 이제 다 잊힌 듯하다.

    새로 슬픔이 생겨나 저기 저렇게 서서
    차갑고 근엄한 눈초리로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오랜 슬픔이 세월이 흐르며 달라진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면
    내가 좀 더 용기를 내볼 텐데.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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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 : 강수영

    문학연구자이며 전문번역가이다. 다수의 번역서가 있으며 《무의식의 저널 엄브라》 한국어 번역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저 : 스튜어트 제프리스

    1962년 생으로 영국 《가디언》지에서 20년이상 근무했고 현재는 특별기사 전문기고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민족과 민족주의는 중요하지 않다. 전 지구화된 시장에서 우리는 겉보기엔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진단이 옳다면 우리는 언제나 똑같은 것을 선택할 자유를 갖고 있을 뿐이다. 이런 자유란 우리의 정신을 피폐시키고 억압체계에 기꺼이 복종하도록... 1962년 생으로 영국 《가디언》지에서 20년이상 근무했고 현재는 특별기사 전문기고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민족과 민족주의는 중요하지 않다. 전 지구화된 시장에서 우리는 겉보기엔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진단이 옳다면 우리는 언제나 똑같은 것을 선택할 자유를 갖고 있을 뿐이다. 이런 자유란 우리의 정신을 피폐시키고 억압체계에 기꺼이 복종하도록 선택하게 할 뿐이다.” - 스튜어트 제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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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지금 여기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유산을 다시 찾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낡은 물건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그들에게 쏟아졌던 비난은 면제해주었어야 한다. 대체로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프랑크푸르트학파 연구자들이 쓴 저서를 고의로 혹은 실수로 오독해왔다. 무엇보다 그들이 21세기에 우리에게 아무것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편견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역사의 ‘종언’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20세기의 가장 격한 시대를 경험한 개개인의 삶을 통해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의 이론이 낯선 독자라도 연구자들의 개인사를 비롯한 연구소의 이력까지 자세하게 서술된 내용을 읽으면 난해하다고 알려진 그들의 이론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그들의 이론을 직접 다룬 대목들은 핵심 내용을 잘 요약하고 있어 입문서로도 손색없다. 이 책을 통해 벤야민, 아도르노를 비롯한 비판이론가들을 만난 뒤 부록에 수록된 개별 연구자들의 책을 골라 읽으면 보다 쉽게 프랑크푸르트학파와 비판이론의 사유에 접근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학파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부친과의 갈등 속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마르크스주의를 자신이 속한 계급에 반하여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사유와 분석에는 능했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실패’의 기록이다. 혁명의 실패와 그 이유를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해석하려고 노력했던 20세기 독일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그들 차례가 되어 문명의 ‘야만적 어둠’ 속에서 ‘실패’의 길을 걷게 된다. 그들이 분석하고 비판해서 바꾸려고 했던 자본주의는 여전히 존속할 뿐 아니라 더더욱 공고해져간다는 의미에서의 ‘실패’인 이 몰락의 서사는 우리에게 현 시대의 모순과 질곡을 사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철학책’은 존재해도 ‘철학자’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진정 21세기의 지식인 또는 지성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변화는 오직 희망 없이도 버텨내는 사람에게 온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이론은 세계의 고통과 불행, 문명의 어둠을 담아낸 철학적 사유이며, 우리에게 덧없는 환상과 희망에서 벗어나기를 요구한다. 이제 이들이 과거에서 보낸 병을 열고 메시지를 읽고 그 의미를 해독하는 일은 독자의 선택이 되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남긴 연구서들은 또 다른 어둠 속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유용하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옥을 비록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만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지옥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보낸 병 속의 메시지를 꺼내 볼 때가 되었다.
     
     

     

    출간: 2019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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