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감사함

 

부활절 아침이다. 부지런한 지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부활절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온다. 여러 가지 모양의 기발한 아이디어 이모티콘으로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알린다. 고난주간이지만 코로나 대란 속에 달라진 부활절 모습이 생소하다.

코로나 펜 덤으로 사상 초유의 자가격리가 벌써 3주가 되었다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이번 사태에 모두 긴장하며 조금씩 불안해하고 있다. 전에 없이 뉴스에 귀 기울이고 수시로 떠도는 소문에도 민감해진다. 자가 격리로 3주째 갇혀 있으니 차츰 무료해져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데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얼마나 더 오래 격리 생활을 해야될지 알 수가 없다. 그동안 소원했던 지인들과 통화가 길어지고 먼 곳에 있는 부모, 형제의 안부를 더 자주 묻게 된다. 특별함이 없던 일상이 행복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즈음이다. 므느신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멈추었던 경제활동이 다음 달에는 재개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더 많은 나라에서 확진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의 바램일 뿐 앞으로 다가 올 일들에 불안해 하며 모두들 지켜보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잦은 비로 마당에 풀이 지천으로 돋아난다. 가뭄이 심했던 어느 해. 잔디를 걷어내고 작은 자갈을 깔았던 틈새 사이를 비집고 나온 잡초들이 푸르게 번져 간다. 이만때쯤이면 해마다 돋아나는 쓸모없는 잡초들이지만 그것들의 푸른 생명력을 눈여겨본다. 이틀째 딸과 함께 뒤뜰에서 풀을 뽑으며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눈다. 집 안에서는 아들 친구들까지 한 집에 모여 음식을 만들며 왁자지껄하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많아서 불평했던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생각하면 가족들이, 내 이웃들이 탈 없이 산다는 것에 감사하며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며칠이면 끝날 것 같은 코로나 감염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그것을 차단하려는 의료종사들이나 그걸 지켜보아야 하는 그의 가족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느리게 지나간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불안과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우리의 삶이 한 단계 더 도약의 기쁨을 누리게 될지 모른다. 모든 일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이 또한 끝날 것이다.평소의 일상과 다른 생활의 리듬에 차츰 익숙해진다

봄꽃 위에 비바람이 분다. 웃음소리가 창을 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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