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학교에 안 가는 날.
두 아이 데리고 놀아달라는 딸의 호출에 또 엘에이로 불려 올라갔다.
타운에 있는 어린이 카페에 가서 실컷 먹이고 난 후 놀이터로 몰고갔다.
큰 아이는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는데 둘째는 겁을 먹고 아줌마 치마 꼬리를 잡고 안 떨어진다.
안타까운 아줌마가 몸을 구겨서 꼬마들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 두 아이를 밀어주는데 기어코 안 내려가려고 버티던 아이가 엉겹결에 언니랑 같이 밀려내려온다.
언제 들었던지 양 손에는 공까지 들고.
모두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 컷 찰칵.
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
아줌마- 에구. 얘야, 별 것 아니란다. 처음이 어렵지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억지로라도 한번 겪어보렴.
큰 아이- 아하하하, 나도 옛날에는 그랬어. 지금 너무 무섭지? 아이고, 순진한 것.
작은 아이- 엄마, 엄마, 난 싫어. 무서워. 그런데 언니가 하는 거 보니까 재미는 있어보였어. 어, 어, 어, 자꾸 내려가네. 그런데 생각보다는 괜찮은데? 응, 저기 할머니도 사진 찍고 있네. 으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