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내 영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한한 바다가 되었고
강한 저항으로 일상에 안주하는 나를 깨워주는 바람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다정하게 다가오는 속 깊은 친구. 나는 이 친구와 영원히 함께 갈 것이다.
<사람이 고향이다> 서문에서
내 수필은 수다다. 소소한 일상의 편린을 그린 풍경화다.
거리에서 혹은 가게에서, 어디에서나 만나는 사람의 평범하고도 별날 것 없는 일상을 건져
두런두런 풀어내는 범박한 이야기다.
내 안에서 북적이는 욕망과 망상, 자성과 사랑을 풀어내며 세상과 소통하는 작업이다.
거기에 문학성까지 덧입혀진다면 그건 정말 황감한 일이다.
<아직도 뒤척이는 사랑> 서문에서
수필을 오래 써 오면서 마음 한 구석에 숙제가 있었다.
그것은 수필로는 담아내지 못할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고 싶다는 갈망이기도 했다.
내가 하나의 무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사람을 올려 질투와 욕망, 슬픔이나 분노, 화해와 용서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이입시켜 세상을 살게 한다는 것은 얼마나 매혹적인 작업인가.
이제 미국 땅을 살고 있는 부모님 세대, 나 세대, 우리 자식들 세대까지의 다양한 삶을
소설이라는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쳐보이고 싶다는 욕망에 가슴이 뛴다.
<한국소설> 신인상 당선 소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