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12월 1일을 감귤의 날로 정했다. 겨울철 1등 과일이라는 의미에서다. 감귤은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일이다. 그런 감귤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잦은 비로 수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수확한 감귤도 부패와 당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궂은 날씨 탓에 멍든 농심(農心)을 표현한 이들 문장에 오류가 있다. 접속조사의 함정이다.
‘와/과’ ‘(이)나’ ‘(이)랑’ 등의 접속조사는 둘 이상의 단어나 구 따위를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구실을 한다.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일”의 경우 접속조사 ‘와’가 명사 ‘피로’와 ‘면역력’을 대등하게 연결한 것처럼 보이나 비문(非文)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피로를 높이는’ 것은 이상하다.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등으로 고쳐야 한다.

 “수확한 감귤도 부패와 당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도 접속조사 ‘와’가 ‘부패’와 ‘당도’란 명사를 동일한 자격으로 연결한 것처럼 보이나 바르지 않은 문장이다.
‘당도가 떨어지는’은 맞지만 ‘부패가 떨어지는’은 잘못됐다.
“부패가 발생하고 당도가 떨어지는”이라고 해야 된다. 접속조사의 앞뒤를 같은 자격으로 이을 때 잘못 생략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곶감 농가도 따뜻한 날씨와 비가 잦아 감 건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문장 역시 어색하다.
‘날씨’와 ‘비’가 동일한 형태로 연결된 것처럼 생각하기 쉬우나 구(따뜻한 날씨)와 절(비가 잦아)을 접속조사로 이어 준 꼴이다.
앞과 뒤의 단어나 어구를 같은 자격으로 연결해야 한다. “따뜻한 날씨와 잦은 비 때문에” 또는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잦아”라고 해야 바르다. “그는 비타민 섭취와 칼슘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도 마찬가지다. 비타민과 칼슘을 함께 늘려야 한다는 뜻이므로 “비타민과 칼슘 섭취를 늘려야 한다”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