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 꼬흐니슈 가를 가다 / 이정호

 

꼬흐니슈 가 (Le Chemin de la Corniche).jpg

 

룩셈부르크를 가기 위해 역으로 갔다. 동생이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기차가 출발하기 20분 전에 스크린에 플랫폼 번호가 나타난다. Mertz에서 갈아타야 한다. Mertz에서 다시 탔지만 선로 공사로 바로 룩셈부르크까지 가지 못하고 도중에 Bettebourg에서 내려야 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룩셈부르크로 가야 한다고 했다. 역에서 내리니 바로 버스가 있었고 요금은 따로 내지 않았다. 처음으로 시작하는 기차 여행인데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버스는 시골길을 여기 저기 다니면서 달렸는데 오히려 농촌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버스는 우리를 룩셈부르크 기차역으로 데려다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나라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룩셈부르크는 외국인이 30% 차지하고 인구는 제주도 인구와 비슷하고 면적은 제주도의 2배쯤 된다. 이곳은 지리적 이유 때문에 군사 전략 거점지로서 중요한 지역이었다. 강대국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고 여러 나라로부터 점령도 당해 왔으며19세기에는 네달란드로부터 독립하였다.

 

  나라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사는 나라로 있었을까.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매장된 철광석 양이 줄어들어 국가적 위기가 닥쳤다. 이때 특화된 금융정책을 추진하여 글로벌 금융허브로 성장했고 세계에서 이 분야에 가장 발달한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도시는 아담한 인상이었다. 많은 고층 빌딩이 있지 않을 까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이곳에서 버스는 무조건 공짜라고 한다. 하지만 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돈을 받았다. 우리는 우버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큰 호텔은 아니지만 하룻밤에 $133정도 하는데 이 가격에 그런대로 괜찮은 호텔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공기가 좋았고 상쾌했다. 룩셈부르크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 꼬흐니슈 가 (Le Chemin de la Corniche) 이다. 이곳을 가기 위해 우버를 탔다. 우버가 있으니 편리했고 더 쉽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요금도 $10-$20불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었다. 꼬불꼬불한 길로 올라가서 산 중턱 쯤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아름다운 전경이 나타났다. 산아래로 강이 흐르고 조그만 섬이 있는 것 같았다. 우뚝 서있는 성당이 가운데 보였고 강변을 따라 나무와 숲이 있었고 마치 동화 속에 있는 아름다운 집과 건물들이 보였다. 룩셈부르크를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이곳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라고 부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산아래 그룬드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은 깍아 지른듯한 절벽이 있으며 한 쪽으로는 오래 전에 지어진 성벽이 보였다. 아름답게 내려다 보이는 풍경속으로 빨리 내려가고 싶었다. 계곡을 따라 다 내려가니 강이 나타났다. 다리를 건너 성당이 있는 쪽으로 걸어 들어 가니 넓은 패리오를 가진 카페가 있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진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전시회였다.

 

  그곳에서 나와 보이는 길을 따라 걸었다.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계곡 물이 흘렀다. 좁게 보이는 곳인데도 마치 내가 높은 산속 계곡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속해서 걸으니 길은 도로 쪽으로 연결되었다.

 

  다음으로 룩셈부르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Pfaffenthal Lift가 있는 곳으로 갔다. 요금은 받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 있어 올라갈 때 전망을 볼 수 있었다. 다 올라가니 룩셈부르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아돌프 다리가 보였고 밑으로는 알제트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전망대는 다리처럼 튀어나왔고 끝 쪽은 유리 바닥도 있었다. 전망대에서 안쪽으로 걸어가니 공원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공원을 거쳐가니 큰 도로로 연결되었다.

 

  룩셈부르크는 아담한 도시이고 관광명소들이 큰 도로와 쉽게 연결 되어있다. 멀리 있을 것같이 보였지만 어느새 도로는 내 앞에 다가왔다. 이곳은 작은 나라라서 사람들이 여행할 때 잘 오지 않는 나라이다. 프랑스에서 30년 이상을 산 동생 마저도 이 나라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이다.

 

  사람들은 여유 있게 보였다. 강대국 사이의 틈새에서 갈등과 시련속에서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만들었다. 또 다시 와보고 싶은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