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4 (목) 12:00:00 한 영 재미수필가협회 회장
이 작품은 단일한 줄거리를 따라가기보다 다니엘과 어머니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 주며, 두 사람의 삶이 점차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침내 어머니를 만난 다니엘은, 그녀에게서 과거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머니는 불법체류 신분으로 단속에 걸려 체포되어 텍사스의 임시 수용소에 구금되었다. 그 곳에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아들에게 연락할 길은 없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14개월 동안 구금된 뒤 추방당했고, 그 후 중국에서 살아가면서도 누군가 잡으러 오는 악몽을 꾼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낯선 삶과 마주하지만, 활달하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다시 삶을 꾸려나간다. 이후 결혼을 하고, 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다니엘은 중국에서 어느 정도 소속감을 느끼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완전히 그곳의 사람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의 중국어 억양과 옷차림, 행동에서 어딘가 어색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그곳에서도 평안을 느끼지 못한다. 오래 떨어져 지낸 탓에, 그는 어머니에게도 여전히 과거 속의 아들로 남아있다.
이제 어머니와 양부모는 모두 부모로서 다니엘의 사랑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
결국 다니엘은 중국을 떠나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동안 그의 삶은 늘 누군가가 세운 기준과 계획 속에서 흘러왔다. 중국에서 그는 완전히 그곳에 속하지 못했고, 모든 게 낯설고 멀게 느껴졌다. 미국으로 돌아오니 낯설지는 않지만 온전히 편안하지도 않다. 다니엘은 중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다. 언어와 문화, 기억과 감정 사이에서 그는 늘 경계에 서 있다.
두 세계는 모두 그의 일부였지만, 동시에 어느 한 곳도 완전히 그를 품어 주지는 않았다. 그 경계 위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간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이며, 어릴 적 친구인 마이클과 함께 살며 편안하게 느낀다. 다니엘은 비로소 일상의 삶을 스스로 꾸려 가기 시작한다.
개인의 삶은 때로 제도와 사회 구조에 의해 뒤틀린다. 다니엘 모자의 비극은 단순히 개인적인 불행이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결과다. 한 아이의 삶이 변하고, 정체성은 오래 흔들린다. 그러나 방황하던 그는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삶이란 자신이 속할 곳을 찾는 일이 아니라, 버티며 스스로 자기 몫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한 영 재미수필가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