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팬데믹- 그 상처가 남긴 말

 댓글 2026-04-28 (화) 12:00:00 홍용희 수필가
 
가상현실이다. 우리는 클릭으로 만난다. 교실에서 마주 보던 얼굴들이 이제는 화면 속에서 미소짓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래 보지 못했던 글벗들의 웃음이 별빛처럼 환하다. 디지털, 사이버, 인공지능이라는 말들을 그동안 수없이 들었지만, 막상 그 링크를 타고보니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하다. 우리가 언제 헤어졌던가 싶을 만큼, 낯설지 않다. 그런데, 화면 속 얼굴들은 이상하리만큼 젊어 보인다. 굽은 길, 곧은 길을 돌아 줌 링크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듯한 친구들.


정말 두려운 것은 코로나19일까, 아니면 너일까, 그도 아니면 나일까.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증상이 없어도 보균자일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도 다시 연결되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고, 이북(E Book)을 말하고, 출판을 논하며 뉴 노멀 일상의 문을 열었다.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신체적 격리 속에서도 새로운 형태로 만난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품은 채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파도를 타는 세대. 그 물결 위에서 손을 내민다.

흑사병이 인간을 자성으로 이끌었고, 스페인 독감이 공중보건을 세웠다면,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디지털이라는 또 다른 세계로 확장시켰다. 팬데믹의 상처는 깊지만, 슬픔과 희망이 공존하는 자리, 상처 위에 돋아나는 새 살갗, 이곳이 바로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바탕이다.

오늘의 눈물을 내일의 웃음으로 - 그것은 팬데믹의 뜻없는 전언일까.

<홍용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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