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빛이 내리는 날

나이가 조금 많은 선남선녀들이

예쁜 바지에 썬글라스에

한껏 멋을 부린다

 

부드러운 바람은

영차영차 응원을 하고

하릴없는 새들은 가지에 앉아

찍찍짹짹 구경을 한다

 

우리 애들보다도 더 어렸던, 그 때

소풍 가고 운동회하던

그 추억들을 기억해 내며

우리는 신나게 뛰다녔지

 

몸은 날쌘 제비보다 가벼웠고

맘은 초록 잎새보다 푸르렀어

소녀 때라 조금 수줍었고

소년 때라 제법 씩씩했어

 

진달래 꺾어 머리에 꽂고

민들레 뜯어 후우 불었어

갯가에서 발 텀벙대고

물장구치며 옷 적시고 놀았어

 

정말 그랬어

정말

그게 너무 그리운거야

눈물겹도록 그립기만 해

 

 

 

 

4월 -

 

보들보들 봄바람을 맞으며 공원에 모였다

우리는 일단 <어려 보이기>로 했다

새빨간 운동화, 쫙 빼입은 청바지

주름 살짝 가리니 누가 봐도 어리게 보였다

 

잔잔한 잔디 위를 신발 벗고 걸어보았다

싱그러운 봄볕에 부러 얼굴을 내밀어보았다

잔디가 주는 보드라움과 

봄볕이 주는 따스함에 애들처럼 설레었다

 

어린 시절의 운동회를 추억하며 맘껏 놀았다

소싯적 달리기 좀 했다는 언니와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라고 뽐내던 오빠로 돌아갔다

머리가 허어연 선배님들은 열정으로 시간을 되돌렸다

 

언제 그렇게 뛰다니며 놀았는지 기억조차 아련하고

언제 저렇게 공차며 운동회했는지

그저 

모든 게 아스라할 뿐이었다

 

인생 후반부를 살아가는 우리 수필가 문인들

오늘은 정말 좋았어라

협회모임이어서 좋았고

글 쓰며 젊게 사는 우리라서 좋았어라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꿈과 열정과 젊음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