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에/ 문익환

 

 

빛은 무덤에서 나온다

 

빛은 무덤에서 새어 나온다.

빛은 무덤에서 새어 나온다.
빛은 무덤에서 새어 나온다.

 

사랑을 잃은 마리아 멍든 가슴 같은 무덤
빛은 그런 무덤에서 새어 나온다.


저 빛에 굶주리고 목이 말라

애태우는 우리가

별빛으로 오손도손

새아침을 마련하는 곳


빛은 그런 무덤에서 나온다

 

 

- 한국의 기독교 명시집『영혼의 울림』(한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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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은 무덤에서 새어 나온다’ 부활의 빛은 절망의 어둠 속에서 빛난다. 선하게 창조된 세상이었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고통과 죽음으로 얼룩졌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부활을 통하여 결국 진실과 진리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다. 부활의 촛불처럼 하느님의 빛은 어둠 속에서 새어나와 당신의 백성과 인류의 길을 비추었다. ‘저 빛에 굶주리고 목이 말라 애태우는 우리가 별빛으로 오순도순 새아침을 마련하’기 위해 이제는 우리 스스로 절망의 무덤에서부터 부활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하리라.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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