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신순희       

 

 

 

반짝이는 12월을 기대할 있을까. 사람들의 눈동자가 별이 되는 . 그해의 마지막을 별처럼 장식하는 . 거리는 사람의 물결로 출렁이고 상점마다 별빛이 빛나는.....불빛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해가 저물고 있다. 이제 나는 아쉬움 없이 한해의 문을 닫으려 한다. 미련이 뒷머리를 붙잡아도 부드러운 미소로 작별 인사를 하련다. 어차피 인생은 돌고 돌아 마지막과 시작이 맞물리며 테니.

 

산다는 것은 줄줄이 밀려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한숨 돌리고 나면 다시 해결해야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죽을 때까지 문제는 계속 것이다. 뜻대로 모든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마는 . 새해에도 여전히 지난해의 문제는 얼굴을 내밀 테지. 문제가 아니라 숙제라 생각하겠다. 살면서 풀어가야 숙제라고. 단지 감당할 있게 달라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이리 두려울 줄이야. 마음대로 쇼핑하고 마음대로 사람을 만나는 일상이 복인 몰랐다. 계절이 오고 가는지도 몰랐다. 보이지 않는 세균 앞에 꼼짝 하는 현대인이라니. 어쩐지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자유롭게 왕래 하는 세상이 오니 농사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급자족 시대가 도래할까.  

 

우리를 힘들게 했던 전염병도 결국은 지나가리. 훗날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대면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기억되겠지. 세상이 온통 균에 시달려 몸살 앓고 있지만, 끝은 오고야 마는 것이니. 돌이켜 보니 감당 일은 없었다. 힘들긴 했지만 버티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동안 변화가 없는 듯해도 하나씩 거슬러보면 있었다. 변화를 이겨냈다 말하겠다후련한 마음으로 마지막 달력을 떼어내야겠다. 달력이 해와 달을 구별해 놓아서 그렇지 인생이 어디 구분되는 건가. 인생은 연장선에 있는 길인걸. 달려가든 쉬어가든 돌아가든 마지막 목적지는 같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해의 문을 닫겠다.

 

연말이 좋은 이유는 새해가 있어서다. 다짐을 있다. 희망이라 말해도 좋다.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천천히. 인내가 필요하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열두 달의 문이 닫히고 있다.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지만, 나는 미루겠다. 게으름 피워보겠다. 못다 일은 새해로 미루면 된다. 새해라고 새로운 일만 바랄 수는 없다. 문은 닫히고 열리는 . 절망으로 닫히면 희망으로 열면 된다.

 

우리 처마 끝에 매달린 별들이 반짝인다. 바람 불면 흔들리는 불빛이 애처롭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다. 건너편 정원수도 반짝이며 있다. 한해 고비마다 넘어가느라 애쓴 나를 포근하게 감싼다.

 

[초고 2014년 11월 / 퇴고 2020년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