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 어찌 그리 빨리 가는고>

 

인간이 보이는 것만 보는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것을 볼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다.

새해 아침은 밝았다. 창밖을 내다보니 메마른 땅은 촉촉히 젖어 있다. 목이 타던 잔디들은 하늘을 향해 미소를 짖는다.  2023년은 어김없이 개년 개세 개춘 신년 신세라는 새옷을 입고 분주하게 달려왔다.

세계는 팬데믹으로 맥을 못추고 모두가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새해라고 불리던 2022년은 여기 저기 송구영신 모임과 장사꾼들이 거리에  장식해 놓은 크리스마스 추리가 세워 지면서   어느덧 낡은 옷으로 갈아 입었다.

푸르른 잎사귀를 자랑하며   강렬한 태양을 바라보며 자랑하던 2022년도는  바다로 흘러가는 시냇물 처럼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습관적으로 매년 자정 예배를 드리면서 세월의 아쉬움을 음미하며 새해를 맞이 하였는데 금년에는 딸네 머무르는 바람에 자정 예배를 드리지 못한채 잠이들고 말았다. 새해는 달력상으로 새로운 년도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다른 새해를 맞이 하였으니 가족 친척들이 모여  함께 떡국을 비롯해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손자들의 세배를 받으면서  덕담을 나누어야 하는데 모든 식구들이 뿔뿔이 헤어져 있다보니  금년에는 도저히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만  안고 지낼 뿐이다. 뭐가 급하길래 새해는 자주 돌아 오는지.자연의 섭리를 누가 막을수 있겠는가.몇달전  아내를 하늘 나라로 보낸  워싱턴에 거주하는 대학 동기인 정박사로 부터 회신이 왔다. “가정부께서 떡국을 맛있게 끓여 주셔서 맛있게 한살 먹었소이다. 세월아 너는 소문도 없이 어찌 그리 빨리 가는고.허허참.”

그의 심정은 얼마나 안타까울까. 우리의 종착역은 어디이고 어디쯤 왔을까. 대답할수 없는 질문으로 머리는 잠시 혼돈에 빠지고 만다. 새해에 해야할 뚜렸한 목표가 떠오르지 않는다. 80대에 무슨 뚜렸한 목표가 있겠냐고 묻겠지만 그래도 할일은 많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세월은 흐르는 ,   인생이 건강해도 세월을 못당하니

눈도 침침하고 귀도 안들려도 성경도 읽고 찬송가도 부를거야.

나의 등뒤에는 주님이 계시지 않는가.    누가 뭐라해도 인터넷도 하고 운전도 할거고,

영어도 배우고 노래도 배워서     도롯도도 부르며 스트레스 날려야지.     인생 종착역에 가까이 오기전에  사랑을 나누며 웃으며  살아가자.   이제부터 나는 한번 출발이다.

 

이곳 라스베가스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다온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건강문제로 자녀들과  같이 생활하는 분들 이다. 새로 거주지를 옮기면 모든것이 낯설을 것이다. 특히 시니어들은 병원에 다니며 치료 받는것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딸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엄마 아빠가 따로 살면서 아프면 자기가 도와주기도 힘들고 불안 하다고 하면서  강력히  같이 살자고  제안을 한다.  미안한 생각은 들지만 현실은 무시할수 없는법.

창밖을 내다보니 나무가지가 요동을 친다. 세찬 바람이 불어대는 모양이다. 보이지 않는 바람을 나는 보았다. 다른 새해가 빨리 다가오는 느낌이다. 그렇다 우리는 이시간에도 착시 현상에 빠져 세상 가는줄 모르고 지나갈 뿐이다.아무쪼록 모든 사람들이

다른 새해 계묘년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