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무(丹舞)
 
                                                                                                                                                            밀원 헬레나 배 
 
나는 어려서부터 그림책을 좋아했다. 종이 한 장의 반은 그림으로,  반은 글자로 된 그림책은 나의 좋은 동무였다. 그러다 서서히 글자로만 된 책을 읽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림책이 좋다. 정다운 그림과, 단순한  문장으로 된 그림책이 내겐 더 감동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거기다 요즘은 움직이는 그림책까지 나왔으니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인생이란 어쩌면  그림책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막연한 심정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단학 명상법이다. 이 방법이 내가 가장 즐기는 명상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조건  좌정하고 ‘깨달음의 그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움직이며 에너지가 스스로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단무(丹舞)’는 우리의 선조들이 고대부터 해내려 온 명상법인데 수련할수록 오묘하고  신령스러운 ‘기’를 체험하게 된다.
 
가벼운 몸털기로  시작하여 유연한 스트레칭과 회전운동 등으로 몸 안에 기운이 돌게 하고 심호흡하여 심신을 안정시킨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눈을 감고 내면에 집중해 본다. 율려(떨림)  하나 되어 ‘단무’(에너지 댄스)를 추기도 한다. 영혼과의 교감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거기 분명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한없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정결한 시냇물처럼 감미로운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돌며 도시 생활에 지친 나의 심신을 치유해 줌을 느낀다. 말 없는 위로의 손길, 나의 내면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    
 
명상을 하며 내 몸이 우주의 기운과 일치됨을 느낄 때 작은 나는 사라진다. 저변에 자리하고 있던 참나가 깨어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나를 버려야 나를 얻는다. 역발상이다. 누구든 이제부터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