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네가 혼자 울면 아무도 네 울음을 듣지 않지만/네가 신들을 향해 울부짖으면/그들은 네 울음에 귀 기울인다/한 마을의 개들이 그렇듯이/그들은 너를 따라 울어대기 시작한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영원했을지 모를 짝사랑처럼,/어떤 울음은 세계의 모든 시를 다 읽은 듯만 한데/그 단단한 매듭의 힘으로 인간이 구전되어 왔다면/우리의 어머니는 울음, 당신입니까

세상에 홀로 우는 것은 없다/혼자 우는 눈동자가 없도록/우리는 두 개의 눈으로 빚어졌다


4월은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달이다. 무척 아름답다고, 배워서 알았고 경험적으로 알았다. 그런데 오늘날의 시점에서 4월은 더 이상 경이롭지 않다. 우리에게는 이 계절을 만끽하길 포기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봄 풍경은 시선이 닿는 곳마다 꽃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진달래와 철쭉은 봉오리를 피워 올렸다. 그러나 마음은 닿는 곳마다 그리움이다. 꽃은 해마다 돌아와 다시 피는데, 5년 전 4월에 스러진 사람들은 돌아오지를 못한다. 꽃같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고 말았으니 이제 4월은 꽃 대신 울음이 만개하는 시절이 됐다.

자석은 같은 극끼리 밀어내지만 마음은 같은 극끼리 모이는 법이다. 울음의 마음은 울음의 심정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울음, 그것도 한두 개의 울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울음을 노래하는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젊은 시인은 섬세한 예술가의 눈으로 울음은 우리의 본질이라고 알려준다. 이 시의 가장 슬픈 부분은 마지막에 있다. 혼자 우는 눈이 없도록 사람의 눈이 두 개가 됐다는 말을 곱씹어보면 결국 혼자 울고 있는 누군가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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