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칼럼] 사랑의 불시착

 댓글 2025-07-29 (화) 12:00:00 김영화 수필가
 
지난 여름에도 허밍버드 한마리가 덴에 들어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가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우리는 그 불쌍한 새를 살려 보겠다고 안으로 들여와 어디 다친데는 없는지? 배가 고픈지? 내 온갖 전문 상식을 다해 관찰했다. 물을 마시게 하였지만 한 나절이 지나도 움직이지도 않고 차도가 없어 아는 수의사에게 전화하여 의논했다. 꿀물을 먹여보라고 해서 꿀물을 억지로 주둥이에 데주었지만 조금 맛 보는듯 하고 누워버렸다. 밤 늦도록 그 옆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나길 기다렸지만 결국 죽어 뒷마당에 묻어주었다. 무슨 연유로 내 집에 들어와서 죽었을까? 동네 고양이에게 물렸는지 모르지만 상처는 없다. 나이가 많고 힘이 다해서 편히 죽을 곳을 찾다가 들어왔나? 아무리 미물이라도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 진다.


이번에 우리 덴에 들어온 벌새는 우리가 애태우며 지켜 보는 동안 랜턴 모서리에 수 없이 앉았다 날다 하면서 문을 찾아 날아갔다. 벌새는 빠른 날갯짓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아 매 10분 마다 먹어야 한다는데 ‘ 저거 탈진하면 어떻하지? 꿀물을 타다 놔 줄까? ‘ 고 그 사이 우리의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그러면 벌새는 랜턴이 자기 생각대로 먹이통인 줄 알고 영영 밖으로 나가지 못 할 것 같아 마음을 독하게 먹고 참고 기다려 주었다. 그 누구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삶! 벌새 자신도 고생은 했지만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가 살아 난 기쁨이 클 것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방황하던 벌새 한 마리가 제 길을 찾아가도룩 기다려 준 하루다.

<김영화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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