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 홀 그린 위로 올라서는데
갑자기 후다닥 날개 치는 소리가 들렸다.
놀라 돌아서서 보니 몇 마리의 청동오리떼가 한마리를 복판에 두고
부리로 마구 쪼았다.
불쌍한 오리는 퍼드득 거리며 날개를 있는대로 펼치고 도망을 가더니
멀리 날아가지는 않고 무리 곁에 서성댄다.
에잇, 이제 너희랑 안 놀아. 하고 멀리 가버리면 좋을텐데
무슨 미련이 있어서 저렇게 곁을 맴돌까.
못된 것들은(?) 한 패가 되어 고개 빳빳이 들고 오만을 부리는데
왕따 청동오리는 그저 땅만 보며 벌레를 잡는 척 한다.
인간사를 보는 것 같아 나는 퍼팅도 생략하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패거리라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