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익타호로 향해 달린다. 산과 나무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참으로 기분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 

비 한방울 내리지않는 사막. 한여름 내내 뙤약볕을 견딘 보상은 짧은 겨울의 펑펑 나리는 눈으로 충분하리라. 

산자락에 오도롯이 앉은 마을이 정겹다. 금방 어느 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를 것만 같다. 

따르릉. 전화가 왔다. 전화기 너머에서 엄마 어디 있냐고 딸이 묻나보다. 

“응. 지금 눈 길을 달려서 레익타호로 가고 있다. “

딸이 스키를 타러 가냐고 묻는다. 

“아니, 스키 타는 사람들 구경하러 간다. “

차 안이 뒤집어졌다. 

한 남편이 바깥 풍경을 보고 한참 탄성을 지르더니 

“야. 늙으면 여기 와서 살면 좋겠다. “ 한다. 갑자기 ‘늙음’이 화두가 되었다. 한참 깔깔대다가 한 친구가 갑자기 노래를 한다. 

노~세 노세 늙어도 놀아. 

죽은 뒤에는 못 노나아니~~~

우리가 언제 이 나이가 되었을까. 

아이들이 뽈뽈 기어다니던 새댁 시절에 만나 엔간히도 복닥였는데 어느새 30여 년의 세월을 떠나보내고 아이들도 다 떠나보냈다. 

이제는 우리가 열심히 살아온 우리에게 보상을 해 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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