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p_ 고마운 일이다. 나는 꾼 것이 너무 많아 갚을 것도 많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이 세상을 잘 살라고 빌려주신 것이다. 그렇잖아도 갚을 것이 많은데 어쩌라고 수필까지 주셨을까. 수필은 내 영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한한 바다가 되었고, 강한 저항으로 일상에 안주하는 나를 깨워주는 바람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다정하게 다가오는 속 깊은 친구. 나는 이 친구와 영원히 함께 갈 것이다.
55p_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숱한 사람들 중에서 무슨 아름다운 인연으로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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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p_ 고마운 일이다. 나는 꾼 것이 너무 많아 갚을 것도 많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이 세상을 잘 살라고 빌려주신 것이다. 그렇잖아도 갚을 것이 많은데 어쩌라고 수필까지 주셨을까. 수필은 내 영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한한 바다가 되었고, 강한 저항으로 일상에 안주하는 나를 깨워주는 바람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다정하게 다가오는 속 깊은 친구. 나는 이 친구와 영원히 함께 갈 것이다.
55p_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숱한 사람들 중에서 무슨 아름다운 인연으로 이렇게 만나 정을 주고받는 사람이 되었을까 싶어서다. 더구나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는 보석처럼 소중하다. 주책을 부리든, 성질을 부리든 그저 이쁘게만 보인다. 서로의 마음 밭에 뿌려진 정이 세월만큼 숙성되고 발효되어 향기조차 뭉근해진 탓일까.
240p_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전혀 예상치 않았던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I See You'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때는 정말 행복하다. 세상을 살면서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 만남은 일을 함께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보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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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러운 수다에 담긴 웃음과 눈물, 사람만이 고향임을 고백하는 연가
35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면서 한국을 그리워했던 성민희 작가의 최초 수필집. 나를 둘러싼 가족, 친구, 동료, 신앙심을 그러모아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골프장의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 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입었던 점퍼를 보면서, 인종 차별을 겪는 흑인을 보면서, 툭툭 말을 던지는 서울의 구두 수선공을 보면서, 즉 우리가 살면서 흔히 보는 무수한 광경 앞에서 그 순간의 의미를 포착해 깊은 사유와 통찰을 풀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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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러운 수다에 담긴 웃음과 눈물, 사람만이 고향임을 고백하는 연가
35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면서 한국을 그리워했던 성민희 작가의 최초 수필집. 나를 둘러싼 가족, 친구, 동료, 신앙심을 그러모아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골프장의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 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입었던 점퍼를 보면서, 인종 차별을 겪는 흑인을 보면서, 툭툭 말을 던지는 서울의 구두 수선공을 보면서, 즉 우리가 살면서 흔히 보는 무수한 광경 앞에서 그 순간의 의미를 포착해 깊은 사유와 통찰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62편의 글이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 우대와 차별, 사랑과 무관심 사이에서 날마다 상처받고 갈등하는 현대인에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참 고맙다. "
가족, 친구, 사랑, 인생과 희망을 말하다
이 책에는 끝없이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추돌 사고를 내고도 수습할 여력이 없어 뺑소니를 하는 가난한 여자(《봄날의 기억》), 가족을 건사하는 가정 도우미(《헤이미와 남자 친구》), 늙고 작아진 어머니(《어머니의 자전거》), 무람없는 오랜 친구들(《영어 이름이 필요해》), 사춘기 특유의 방황기를 거쳐 어엿한 직업인이 된 아들(다시 틴에이저로 돌아가고 싶어), 자신처럼 어머니가 된 딸(《"Oh, Great Idea!"》), 불친절한 듯 친근한 말투의 구두 수선공(《구두를 수선받다》), 자식들에게 헌신적이었던 아버지(《내가 왜 이럴까》)), 육아와 가난에 지친 젊은 새댁(《귤 한 박스 쌀 한 포대》) 등 헤아릴 수가 없다.
"죽음은 나와 상관없는 존재인 듯 살아왔다. 문득 마음이 급해진다 "
삶의 이면, 죽음을 들여다보다
이 책이 오로지 희망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죽음과 관련된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때로는 서늘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혹여는 반성하게 한다. 작가는 골프장의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겨울비》), 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입었던 점퍼를 보면서(《아버지의 낡은 점퍼》), 갑자기 직접 블랙아웃 증상을 겪으면서(《Black Out)》) 죽음이 삶과 매우 가까이 있는 이면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러한 자각은 결국 사랑과 희망으로 연결된다. "자비를 베풀 시간도, 뜨겁게 사랑할 시간도 얼마든지 있는 줄 알았다 "(54쪽)라는 작가의 안타까움은 결국 내 주위의 사람을 더 사랑해야겠다는, 타인에게 좀 더 큰 자비를 베풀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바보같이 덤벙대던 그때가 그립다. "
35년 동안 한결같이 한국을 그리워하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갖은 노력 끝에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자식들은 건실한 성인이 되었고, 남편은 다정하고도 유능한 직업인이며, 자신 역시 뛰어난 글쓰기 실력을 인정받으며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런 그가 한결같이 한국을 그리워한다. "람세스가 왕자에서 파라오로 성장할수록 고독해지듯이 나 또한 미국 생활이 익숙해질수록 외로웠다. 미국의 35년이 한국의 28년을 덮지 못한다 "(4쪽)라는 작가의 고백이 괜히 머리말에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책에는 아름다운 우리말의 향연에 펼쳐진다. "수럭수럭, 봉실봉실, 빙시레, 오로록 "등과 같은 표현이 곳곳에 녹아 들어가 우리가 잊어버린 우리말이 얼마나 많고, 그 말들이 얼마만큼 뛰어난 운율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일깨워준다. 한국을 떠난 지 35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만큼 노련한 우리말 표현을 보면 수필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노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친근하면서도 서정적이며 때로 유머스러하기도 한 62편의 글을 보며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 우대와 차별, 사랑과 무관심 사이에서 날마다 상처받고 갈등하는 독자들이 큰 위로를 받길 바란다. 동시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길 바란다. 그 답은 아마도 작가의 고백처럼 '사람 '이지 않을까. 내가 어디에서 살든, 언제나 사람이 고향이다.
성민희 회장님의 첫 수필집 상재를
축하드립니다.
<사람이 고향이다>
평소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주위에 정을 듬뿍 나누시더니
책 제목에도
그 마음이 풍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