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변호사 수필집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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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민자의 문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다

노스탤지어, 그 아름다운 형벌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이다는 현대수필로 등단한 김지영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저자는 현재 자신의 고향인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민자이다. 그렇기에 저자에게 노스탤지어는 마땅히 품을 수밖에 없는 감정으로 그의 글 전체에는 떠나온 곳,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고유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져 있다. 결국 이 작품은 한국에서 이민자의 문학이라는 다소 새로운 지평을 여는 첫 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늘 그리던 한국이지만 막상 변해 버린 고국에서 나그네같은 심정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정착한 땅 미국에서 벚꽃을 보며, 여행 간 부다페스트에서 돼지껍데기를 떠올리며 결국 다시 고향에 마음을 둔다. 이처럼 저자는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달라진 고향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타향에서도 늘 고향을 그리워만 한다. 곧 이 책은 떠난 자가 떠난 곳떠나간 곳그 어디에도 머물러 있지 못하고 방랑하며 애끓는 마음에서 탄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나태주 시인 또한 김지영 글의 핵심을 노스탤지어로 정의 내리고 있다.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김지영

 

1951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중, 공주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3년부터 The Korea Times에서 기자로 일했다. 견습 28기로 한국일보에 입사하며, 1978Southern Illinois University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까지 한국IBM에서 근무. 그 후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경영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University of California, Hastings College of the Law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986년 캘리포니아주 변호사가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대형 법률회사 O’Melveny & Myers에서 일하다, 1991년부터는 코리아타운에서 Law Offices of Jiyoung Kym을 운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인연방신협은행(Hanin Federal Credit Union)의 상임 법률 고문으로도 일한다. 2000년 한국을 시끄럽게 했던 어느 교포 여인의 국방 로비 사건을 맡아 잠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서울의 중앙 Sunday, 프레시안, 노컷뉴스에 칼럼을 썼다. 지금은 할 만큼 일하고, 많이 읽고, 열심히 쓴다. 시간을 만들어 여행을 즐기고, 사진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으려 노력한다. 이 책에 들어 있는 사진은 필자 사진만 빼고 모두 필자가 찍은 사진들이다. 틈틈이 남가주 한인들을 위하여 인문학 강의를 하고, 로스앤젤레스 중앙일보에 칼럼을 쓴다. 201312월 현대수필 추천으로 수필가로 등단했다. 이 책은 필자의 첫 수필집이다. 그 전에 두 권의 책을 냈다. 시민과 대통령(1990), 신나게 웃고 생생하게 배우는 영어 Laugh & Learn(2003). 앞으로 쿠마라지바(Kumarajiva)자서전을 쓰려고 한다. 기원후 413년에 돌아가신 분이니 소설이 되겠지만. 그는 산스크리스트어로 된 불경을 한자로 번역한 사람이다. 우리가 읽는 금강경도 그의 번역이다. 펼처보기 닫기

 

 

 

목차

 

머리말

 

. 사랑, 그 아스라함에 대하여

그 별에 셋방 하나 얻었으면

당신이 나비인지 내가 나비인지

열여섯 봄날, 꽃눈 맞으며

먼 길을 돌아

사랑은 비극, 그래도 사랑밖에

 

. 삼바실에서 아버지를 부르며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이다

엄마가 해 주시는 한 끼 밥

살아간다는 것은, 기억이라는 것은

아주까리 대궁 장냥깜활총은

끙개잔아버지

~나니 볼기짝그 슬픈 장단에

이름은 지워졌지만

참을 수 없는 의 가벼움

소가 뛰면 그건 사건이다

 

. 미국에서 더 오래 살았네요

무클럽

자카란다가 진다

돌아서 가는 길

물벅지55마일 /

코코펠리처럼 달강을 건너 _나바호 동네에서 호피족의 꿈을 꾸다

나바호 논개

제비 고향에서의 한나절

모감주나무 이민 오다

바다, 당신은 무엇을 접속하려 하는가

 

. 고향에서 나그네 되어

모진 말 속에도 짙은 그리움 _강화도 전등사 나부상을 보고 오달 선생 悟達하다

춥다고 피지도 않은 채 갈 수는 없지 _수덕사 견성암의 겨울 장미

공주말 사전너무 자랑스러운데

마곡사 해탈문을 지나며

이런 역...

 

김지영 작가의 글 주제는 오로지 이 노스탤지어에 집약되어 있다. 고향 이야기, 유년이나 청소년 시절 이야기를 써도 그러하고 미국에 가서 사는 이야기, 심지어 여행 이야기,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써도 오직 이 노스탤지어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떠남(이향)과 돌아옴(귀향). 그 사이에 인간의 방황과 인간의 마음이 깃든다. 그러므로 인간은 끊임없는 애달픔에 시달리는 존재가 된다.김지영의 문장은 처절하다. 피를 흘리는 문장이다. 그렇지만 아름답다. 그러므로 그가 받은 형벌인 노스탤지어조차 아름다움으로 변신한다.

-작품 해설(나태주 시인)

 

사실 남아 있는 쪽에서는 많은 변천을 겪기 때문에 기존의 것들은 자연스레 바래지거나 훼손되기 마련이다. 또 현재 이곳에 있다는 이유로 사라져 가는 옛 모습들을 잡아 두려 애쓰지 않는다. 하지만 떠난 자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떠난 자는 필연적으로 떠난 곳을 향해 그리움을 품기 때문에 오히려 떠난 곳의 모습을 움켜쥐려 한다. 떠난 자의 이런 능동적인 행위로 되살아난 모습을 통해 우리는 덜 훼손된 소중한 기억의 편린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민자의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특히 제2삼바실에서 아버지를 부르며에서는 '아주까리', '가생이', '뚝싱이' 등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단어에서부터 '꽃상여', '풍물놀이' 등 잊혀 가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풍습까지 생생하고 찬란하게 소생되어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구수한 옛 이야기가 될 테고, 저자와 같은 세대에게는 사라져 가는 기억에 대한 공유가 될 것이다.

 

젊은 시절 떠나간 고국 땅, 고향에서 익힌 언어며 습관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오히려 오늘날 그의 고향에는 사라지고 없어진 것들이다. 그것을 김지영은 자신의 문장으로 복원하고 싶어 한다. 아니 복원을 해내고 있다. 처음부터 김지영이 글을 쓰는 목적은 자신의 인생, 지난날의 복원에 있다.

-작품해설(나태주 시인)

 

김지영 수필집에서 노스탤지어만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버지의 부재이다. 그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첫돌 갓난아기 때이다. 그러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고 아버지라는 그리움의 대상 또한 실체가 없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부재는 그를 늘 쫓아다닌다.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실감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뭔가 애틋한 마음을 품고, ‘아버지의 부재를 공유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아버지의 부재를 공유한 친구가 제일 친한 친구이다. ‘아버지는 늘 그립고, 부재함으로써 오히려 그의 곁에서 살아 숨 쉰다는 점에서 노스탤지어와 같은 선상에 있으며 김지영 문학을 이루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아버지는 그림자가 되어 내 인생의 차카나를 따라 돌고 계시죠. 부재의 존재감. 아버지를 불러 봅니다.

아버지! 배우고, 사랑하고, 일하고, 잘 살아가고 있어요.”

-머리말중에서

 

김지영 작가가 이 세상을 방랑하는 방법

 

사실 우리 또한 저자와 같이 여기저기 이러저러한 인연, 사연을 만들고”, “일생 동안 한 보따리씩 지고 다니며 발품 파는방랑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가 되면 내려놓고 어디론가 돌아가고싶은 마음에 애달프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돌아가야 할 어디가 얼른 떠오르지도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고향정착지이 두 곳에서 끊임없이 방황하지만 이 사이에서만 정체되어 있지 않는다. ‘더 멀리 걷고 싶다며 여행을 떠나 스페인, 헝가리, 체코 등지에서 슬프고도 아름답고 시리면서 따듯한 인생의 면면들을 발견한다. 이것이 우리가 저자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방랑자의 삶의 방식이다. 꼭 여러 나라를 여행해야 한다는 표면적인 의미만 지니고 있는 게 아니다. 더 멀리 걷고 싶은 마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하루하루를 더 멀리 방랑하다 보면 한낱 지리적 귀환점이 아닌 우리가 돌아가야 할 진정한 그곳을 인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성

 

요즘 수필이 범람하고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성격의 수필로만 한정되어 있는 듯하다.

 

일상생활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피천득 선생의 수필과 같은 글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때에 피천득 선생의 제자인 김지영의 글은 수필계에서 새롭게 타오를 하나의 불빛이라 할 수 있다. 김지영의 문장은 밑도 끝도 없는 감정적인 언어로 독자들에게 구걸하지 않으며, 잠언으로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담담하고 차분하게 자기만의 서사를 풀어낼 뿐이다.

 

1장에서는 자신의 첫사랑을 소설같이 풀어내기도 하고 문학작품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등 사랑을 주제로 여러 이야기들을 아우른다. 2장에서는 저자의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향토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3장에서는 저자의 정착지인 미국의 여러 곳을 다니며 느낀 흥취와 감상들이 담겨져 있다. 4장에는 이민자로서 잠시 고향을 머물며 겪었던 에피소드와 고향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이제는 고향에 물들 수 없다는 이질감까지 내면 깊숙이 드러나 있다. 5장은 여러 나라를 다니며 느낀 삶에 대한 사유가 기록되어 있다. 6장에서는 문학작품을 깊이 통찰하고 두 작품을 비교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각 글 앞에 위치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그림같이 아름답고 오묘하여 눈여겨볼 만하다. 간혹 그 뒤에 나오는 글과도 연관되니 같이 보면 글을 읽는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짤막한 글들이 여러 개 실려 있는 구성으로, 바쁜 생활에서 긴 호흡의 글이 부담스러운 독자에게는 피로를 가시게 해 주는 한잔의 커피와 같은 위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