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의 베짜는 하나님 읽고 / 이정호

 

  1992 종교재판이 열려 감리교신학대학 변선환 학장과 홍정수 교수가 출교조치를 받았다. 변선환 학장은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했고 홍정수 교수는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부정했다 하여 이루어진 조치이다. 이날 재판에서 감신대생 500여명은 재판 무효화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바로 베짜는 하나님에서 홍정수 교수는 그가 생각한 것을 주장하며 책이 출교조치를 당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구약의 신은 진노와 심판의 하나님이다. 매우 엄격하며 보복의 신이다. 또한 여자와 아이들과 동물까지 진멸하라고 명령하신 하나님이다.  베짜는 하나님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다. ‘베짜는 하나님은 가난하고 부지런한 한국의 농부들, 특히 여인들을 사랑하시고 귀히 여기시는 신이시며, 성서적으로 말해 역사를 다스리시는 섭리의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베를 짜는 여인들처럼 우리 하나님의 사랑은 가엾고 순수하시다그리하며 아이들도 노인들도, 남자들도 여인들도 감히 베짜는 하나님으로 그려본다.

 

  홍정수 교수는 말한다. ‘나는 우리 대학의 신입생을 대하는 모든 수업시간에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 묻는 것은 죄가 아니다. 죄가 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참아 주시지 못할 만큼 중한 죄는 아닐 것이다.’

 

  철학자 포이에르바하는 신앙인들이 믿는다고 말하는 (관념) 따지고 보면 인간의 욕심의 투영이라고 했다. 홍정수 교수는 아마 천국이나 극락 개념은 다분히 그러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말한다. “신앙이란 그냥 믿는 거요. 따지려 드는 것은 마귀의 꾐에 빠지는 거요. 우리가 믿을 없으니까 믿는 거요한다면, 그것은 기독교 신앙의 커다란 곡해이다.

 

  우선 홍정수 목사는 육체의 부활에 대해 부정한다.  그는 책에서 말한다.  어떤 사람은 예수의 부활이 불로초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부활을 믿는 자는 영원히 생존한다고 믿는다.  죽음, 생물학적 죽음이 모든 생명체의 필연적 귀결이지만, 믿는 삶들에게만은 예외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엄청난 이기심, 아집, 집착의 표현이다. 기독교는 오늘도 우리 자신의 신체가 언젠가 되살아나리라는 집착적 욕망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을 하나님의 아들의 대속적 죽음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이야기한다.  예수의 죽음이 우리를 속량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이 우리를 속량하는 것이다. 죽음은 비존재요, 비실체이다. 비존재와 비실체가 적극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현대인에게 용납될 없는 신화적인 잔재일 뿐이다,’

 

  홍정수 목사는 3교회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기다리는 3교회는 설교와 성례전이 중심이 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사이의 근본적 친교가 중심이 되는 본래적 교회를 가리킨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말한다. 나라는 우리가 죽어서 가는 피안의 세계가 결코 아니다. 하나님은 그런 나라를 만들지 않으셨다. 예수가 기도하던 나라, 기대하던 나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세상은 지금도 다가오고 있는 나라, “ 땅에서 이루어 지는” (주님의 기도의 대목) 나라이다.

 

  홍정수 목사는 감리교단에서 파문 당한 엘에이로 왔다. 이곳에서 한아름 교회를 개척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는 영구 귀국했다. 자유주의 신학은 세계신학의 흐름이다. 학문적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에 교리가 다르다고 해서 파문을 당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그가 꿈꾸는 하나님의 나라가 땅에서 실현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