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교회 / 이정호
동네 가까운 교회 새벽 목요 기도회에 참석했다. 목사님과 사모님을 빼고는 다 다른 교회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 기도회에 한 분이 더 참석하셨다. 그런데 그 분이 다락방에 다니신다. 다락방에서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불행과 질병, 가난과 사건, 사고와 재앙 등을 다 사단 때문이라고 하며, 사단만 멸망시켜버리면 그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게 되는데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사단을 멸해버리셨으니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교계에서는 이단이라고 말한다.
새벽기도가 끝나고 나서 모두들 맥도날드로 향했다. 새벽기도회에 주축이 돼서 활동하며 고등학교 선배님이기도 한 김장로님은 그 분이 다락방에 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자기가 그 분과 어울리면 혹시 자기 교회에서 알게 되어 자기가 이단과 어울린다고 입장이 난처해 질 것이라 한다. 맥도날드에서 장로님이 조심스럽게 다락방에 다니는 분한테 물었다. 그곳이 어떤 곳이냐고. 그 분은 차분히 설명해 주며 이단이 아니라고 했다. 그 분은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 다락방 재단에서 근처에 신학교로 쓰려고 건물을 매입했는데 가보자고 해서 갔는데 주택가에 있었고 적지 않은 건물이었다.
그런데 그 분이 남미에 장학금 선교를 제안하였다. 돈을 조금 모아서 남미에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하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한 사람당 한 달에 $20불씩을 모았다. 회계는 내가 맡기로 했다. 학생을 선정하기로 하고 선교는 그렇게 준비되어 갔다. 그런데 장학금 선교를 제안 한 분이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서 장학금 선교도 주춤해져 버렸다. 아무래도 다락방이 이단이라고 말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김장로님은 정식으로 선교회를 만들어 선교를 할 것을 제안하였다. 선교회 이름은 우분투라 지었다. 우분투는 남아프리카 반투어로 '네가 있으니 내가 있다'라는 윤리 사상을 일컫는 말로 공동체 정신, 인류애를 뜻하는 단어다. 장로님은 그가 다니는 교회에서 새로운 회원을 영입하였다. 새로운 여성회원이 들어왔다. 은행에서 일하는 분이다. 파사데나에서 큰 책방 Vroman’s Bookstore 에서 만났고 책방 근처 피자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서로 선교에 관해서 이야기 했다. 자기가 아는 선교단체가 있는 데 그곳을 지원하자고 했다. 미용을 하면서 하는 선교라고 한다. 자기가 러시아에 같이 선교도 같다고 하면서 오랫동안 알아왔다고 한다. 또 정관을 만들고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자고 했다. 회비도 한 달에 $20은 너무 적으니 $100로 올리자고 했다. 그것에 대해 반대하는 회원도 있었다. 회비 $100은 너무 많다고 했다. 그리고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는 것도 그렇게 간단히 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일단 회비를 $100로 올리는 것은 찬성했다. 그런데 우분투 선교회에 목사님이 두 분 계시는데 아무래도 $100은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그 분들에게는 면제해 주기로 했다.
미용선교를 지원해주고 얼마 있다 그 여성회원이 그 선교회을 그만 지원해 주자고 했다. 같이 맥시코에 선교를 갔는데 그들의 행동에 실망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속 그 선교회을 지원해주면 우리 선교회에서 탈퇴를 한다고 했다.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니 회원들은 난감해 했다. 특히 장로님이 그 선교회를 담담하는 분한테서 오해라고 하면서 전화을 받았다고 한다. 장로님은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른다고 했다. 갑자기 지원을 끊을 수도 없다고 했고 모임을 가진 후에 결정하자고 했다.
그 후 나는 교통사고가 나서 모임에 참석할 수 없었고 나중에 들으니 특별한 결론없이 모임이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 여성회원은 스스로가 카톡방에서 나가고 우리 선교회를 탈퇴하였다.
그 후로 지원할 선교단체를 물색하던 중 장로님이 잘 아는 맥시코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계시는 이 선교사 님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선교사님이 어려운 학생 두 명을 선정해서 한 달에 한 사람당 $100 씩 지원해 주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들을 지원해 주기로 하고 3개월에 한 번 씩 돈을 주기로 했다.
이런 조그만 선교단체에서도 분란이 일어나는데 슬기롭게 극복해서 잘 운영해 나가야 되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조그만 도움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남미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 보람을 느끼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