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 이정호
나는 새벽기도 체질이 아니다. 보통 6시에 일어나는데 새벽기도에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새벽에 교회에 가려면 마음 먹고 시계에 얼람을 맞추고 일어나야 한다. 새벽 4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다. 더러 일찍 일어 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새백기도가 맞는 체질일 것이다.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벽기도회에 같이 나가자고 하며 고등학교 선배도 나온다고 한다. 집에서 멀지 않은 교회이다. 미국교단에 속해 있고 적지 않은 교회이다. 미국목사가 따로 있고 영어 예배도 하고 있으며 파킹장은 넓고 별관도 있었다. 내가 나가는 교회는 한인타운에 따로 있지만 이교회에서 하는 목요일 새벽기도회에 나가자고 한다. 몇 번 거절 했지만 계속 거절 할 수는 없어서 나가자고 했다.
마음 먹고 새벽에 일어나 교회에 나갔다. 교회에 나가니 목사님과 사모님, 친구, 고등학교 선배 4명이 나와 있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목요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신도가 다 이 교회 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전에 북부한인회에서 이 교회를 빌려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새벽기도회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설교하기 전에 복음 성가를 불렀다. 선배님인 장로님이 인도하셨다. 한 20분 정도 찬송을 한 다음에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다.
새백기도가 끝나고 나서 맥도날드로 향했다. 간단한 아침식사와 커피를 마신다. 사모님은 눈이 불편하시다. 오래전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병원에서 일했는데 어느날 앞이 잘 안보이고 컴퓨터 글자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병원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목사님이 사모님 팔짱을 끼고 조심스럽게 인도하며 걸어 오셨다.
맥도날드 아이들 놀이터가 있는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른 아침이라 아이들도 놀지 않고 장소가 넓고 조용해서 모임을 가지기에는 안성맞춤인 좋은 자리였다. 새벽기도보다는 사람들과 아침 일찍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분위기가 더 좋았다. 그래서 더 새벽기도에 나가는 동기부여기 생기는 지도 모른다.
교회에서 나누는 성서적인 이야기보다는 일반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한다. 목사 사모로서 겪는 어려움도 말한다. 사모님은 말하면 끝이 없이 줄줄 이야기 한다. 영어를 못하는 신자들이 도와달라고 하면서 부탁하여 그런 일들을 해결해 준 일등하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또 한번은 신자가 집을 방문했는데 불을 환하게 모든 곳에 켜 놓았는데 왜 이렇게 불을 켜 놓았냐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사실은 눈이 잘 안보여서 불을 환하게 켜 놓으면 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니 그제서야 이해를 했다고 한다.
또 아들이 있는데 이락 전쟁에 나가서 머리를 다쳤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곳으로 돌아와서 휴유증이 있다고 한다. 다른 주에서 살고 있고 며느리가 잘 내조해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목사님은 최신 컴퓨터와 방송장비를 사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시는데 사모님이 그것을 뒷바라지 하느라 고충이 있다고 한다. 또 8대1의 경쟁을 뚫고 목사님이 자기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다른 7명이 자기를 좋아했고 그중에 한명인 의사는 자기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슬퍼하고 상심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시고 아침을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는 즐겁다. 인생의 행복이 따로 있겠는가. 사람들과 같이 가식없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겹게 지내는 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새벽에 만나는 사람들은 더욱 은혜롭고 특별한 듯 여겨집니다.
새벽에 마음을 여는 여유, 거기서 행복을 찾는 작가님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