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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가 정리해 출간

생전의 이어령

생전의 이어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꼽혔던 문화 비평가 고(故) 이어령(1933~2023) 선생은 생전에 자신의 마지막 생각들을 대화하며 정리해줄 사람으로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를 지목하며 자신을 이렇게 규정한다.

"나는 학문을 한다기보다는 문학을 하고, 지식을 논한다기보다는 신바람이나 디지로그나 생명 자본처럼 개념이나 키워드를 만들어 내는 문화 비평가지요. 학자들은 기존에 나와 있는 것들을 종합해서 비판하고 정리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은 것들을 말하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김성곤 교수가 문학, 문화, 문명, 예술, 인생 등의 주제를 놓고 고인과 생전에 나눈 대화의 기록인 '이어령 읽기'가 출간됐다. 

이어령 선생이 암 투병 중일 때부터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고 정리해 완성한 이어령론(論)이다. 부제는 '인공지능과 생명사상 시대의 문명, 문화, 문학'.

두 사람의 지적·예술적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문학에서부터 시작한 대화는 동서양의 문화와 문명, 인공지능과 생명사상 등에 이르며 종횡무진한다. 각 주제에 대한 이어령의 말들과 그에 대한 김성곤의 보충 설명과 해석, 의견이 더해지며 내용이 풍부해졌다.

대화를 정리해 출간한 김성곤 교수는 "이 책은 고 이어령 교수가 남기고 간 문학적, 문화적, 문명사적 유언과도 같다"고 했다.

[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령이 생전에 자신의 대한 지성 세계를 글이 아닌 구어 형식으로 기록한 책이라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문학은 유서가 아니라 유언과도 같은 것입니다. 문학은 문서로 쓰인 논리적인 학문이 아니고, 우리의 상상 속에서 비상하는 예술이기 때문입니다"라거나 "지식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제동을 거는 사람들입니다. 비록 자기가 지지하는 정보라 할지라도 그래야 합니다" 등 평이하면서도 사안의 핵심을 짚는 명철한 대목들이 적지 않다.

이어령이 생전에 남긴 방대한 저작들에 대한 입문서 혹은 요약서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민음사. 420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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