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필 문학의 실험성과 계승을 동시에 지향하는 고동주문학상이 제3회를 맞아 공모를 시작했다. (사)한국수필가협회와 고동주기념사업회는 최근 ‘제3회 고동주문학상 및 독후감 공모’ 계획을 발표하고, 2026년 2월 1일부터 3월 1일까지 작품 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고동주문학상은 수필가 고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한국 수필의 창작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으로, 기존 문단의 제도적 흐름과는 다른 개성적 글쓰기와 수필 장르의 지속적인 확장을 지향해 왔다. 특히 장르적 규범에 안주하지 않는 수필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최근 문단 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공모는 두 부문으로 나뉜다. 먼저 본상인 고동주문학상은 미발표 수필 3편 또는 평론 1편(평론은 고동주 수필을 주제로 한 경우에 한함)을 대상으로 하며, 등단 5년 이상이면서 작품집을 두 권 이상 출간한 수필가가 응모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수여되며, 본상 수상자 두 명에게는 각각 100만 원이 주어진다.
함께 진행되는 독후감 공모는 등단 여부와 관계없이 학생과 일반인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고동주 수필가의 작품이나 관련 저서에 대한 감상 수필을 제출하면 되며, 최우수상 1명(50만 원), 우수상 2명(각 30만 원)을 선정한다.
수상작은 월간 《한국수필》에 수록될 예정이며, 당선자는 4월 중 개별 통보된다. 시상식은 4월 24일 강원도 영월문학원에서 열리는 한국수필 시상식에서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고동주문학상은 한국 문학상 구조 속에서 비교적 독립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기념 문학상으로 평가된다. 대형 상업 문학상이 이미 검증된 작가 중심의 수상 경향을 보이는 것과 달리, 개별 작가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면서 장르 내부의 실험성과 다양성을 장려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동주高東柱(1936-2023))는 한국 수필 문학의 흐름 속에서 개별적 체험과 사유의 깊이를 결합한 글쓰기로 주목받아 온 수필가다. 일상적 소재를 통해 인간 존재와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전통적인 교훈 중심 수필과는 다른 방향을 보여주며, 개인적 체험을 사유의 계기로 확장하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삶의 구체적 순간들을 섬세한 언어로 포착하면서도, 단정적인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독자에게 해석의 여백을 남기는 서술 방식은 현대 수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통영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고동주 수필가는 경상남도청 소속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통영군 부군수, 충무시 부시장, 통영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공직 생활과 병행해 1988년부터 수필 창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동백의 씨〉가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했다.
고동주의 작품은 경험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내면적 성찰을 중시하는 문체로 알려져 있으며, 수필 장르가 단순한 감상문이나 교훈적 산문에 머무르지 않고 사유적 글쓰기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문학적 태도는 오늘날 개인적 서사와 철학적 사유가 교차하는 현대 수필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를 지내는 등 수필 문단에서 활동을 이어갔으며, 〈그 아픈 이야기〉는 월간 《한국수필》을 통해 추천이 완료됐다. 대표작 〈동백의 씨〉와 〈밀물과 썰물〉은 《수필 100인 선집》에 선정됐으며, 등단작 〈그 아픈 이야기〉는 대학 강의 교재인 《문제의 수필》에 수록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동주문학상은 바로 이러한 문학정신을 계승하고, 기존 장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수필 쓰기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최근 수필 장르가 교훈적 결말이나 명시적 메시지 중심의 전통적 형식에서 벗어나 열린 구조와 사유의 여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고동주문학상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개인적 경험을 통해 사회적 감각을 드러내는 현대 수필의 경향과 어떻게 호응할지 주목된다.
문학계 관계자는 “기념 문학상은 특정 작가의 이름을 넘어 장르 내부의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이번 공모가 수필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문학인신문(http://www.munhaki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