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보이/김영화

   미역국을 좋아하는 사내아이다. 우리 손주들 중에서 유일하게 한식을 선호하는 2살된 손자다. 이민2세인 아이의 아빠는 어려서부터 왠일인지 한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따로 음식을 해 주어야 했다.  특별히 미역국은 미역의 미끈미끈한 식감 대문에 먹지 않았다. 그런 내 아들은 한식을 유별나게 찾는 제 아들이 신기하다며이 아이는 완전히 코리안 보이예요.라고 말한다. 그 중에도 내가 끓여주는 미역국을 제일 좋아한다.

   미역국은 요오드, 철분, 칼슘, 식이섬유(알긴산)가 풍부하여 산후조리, 빈혈 예방, 장 건강 및 변비 해소, 노폐물 배출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알칼리성 건강식품이다.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식으로 좋으며, 갑상선 건강,혈관 건강과 신진대사,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미역국은 기호에 따라서 홍합이나 소고기를 간장과 마늘로 밑간을 해서 볶아놓고, 불린 미역을 먹기 좋게 자른후 간장과 마늘을 넣어 간을 맞추어 참기름에 볶아서  소고기나 홍합 볶은 것을 함께 넣고 물을 충분히 부어 끓이다 거의 다 끓었을 때에 들깨가루를 한 수푼 정도 넣고 간을 맞추면 완성이다.  건강에도 좋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쉽게 간단히 끓일 수 있는 미역국을 좋아하는 귀여운 손자에게 자주해 주게 된다.

   밥과 김치, 부로콜리, 시금치, 콩나물, 멸치조림, 장조림, 등도 좋아하는 한식 애호가 손자에게 할머니는 맛있는 것을 해주며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먹는 모습만 보아도 기쁘다. 그 뿐만 아니다. 이젠 한국말도 제법 잘 따라하며 온갖 한국 동요를 부르며 춤을 추며 재롱을 부리는 우리 엔도르핀 메이커다. 곰 세 마리노래에 할머니, 할아버지도 넣어서 할머니 곰도 너무 귀여워라며 자작 동요를 불러주는 코리안 보이, 손주에게 정신이 홀딱 빠져버릴수 밖에

   뿌리가 깊은 나무가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뿌리를 아는 사람은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손주에게 어려서부터 코리언 보이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어디고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도록.

   몇 해전 배우 윤여정이 출연해서 큰 상을 받았던미나리란 영화가 생각난다. 환경이 달라져도 스스로 살아내는 미나리의 생명력처럼, 우리 자손들도 어디에 있든 자신의 뿌리를 품고 튼튼하게 자라서,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한국인 후예가 되리라 꿈 꾸어본다.

  코리안 3세로 자라는 아이의 마음속에 이미 따뜻한 한국의 숨결이 흐르고 있다. 작은 입으로 한식을 먹고 한국말을 따라 하는 모습 속에서, 나는 이어지는 뿌리의 시간을 본다.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이 나무를 지탱하듯, 보이지 않는 기억과 언어와 예절이 한 사람을 세운다. 아이가 자기 이름의 뜻을 알고, 조부모의 삶을 듣고, 부모 세대의 선택을 이해할 때 그는 비로소 시간 위에 선 존재가 될것이.  

  두 아들을 키울때는 몰랐던 즐거움을 가까이 사는 손주가 준다.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 사람의 예절과 전통을 가르쳐서 제대로 된 코리언 보이가 되게하고 싶다. 손주가 단순히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코리안 보이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이어가는 자랑스런 코리안 보이 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