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뱅이 코알라와 유칼립투스 /김영화

 

 코알라(koala)는 호주의 멸종위기 보호동물이다. 시드니 동물원에서 곰의 코처럼 넓고 검은 코와 고양이 만 한 크기로 밝은 회색, 갈색 털을 가진 코알라가 유칼립투스(eucalyptus)나무가지에  앉아서 자는 모습만 보았다. 자는 것보다는 나뭇잎 먹는 귀여운 모습을 보고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이유인즉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잎에 신경안정제 성분인 시네올(cineole)이라고 불리는 유칼립톨 때문이란다. 하루에 20시간 정도 자고 4시간을 먹는다.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의 주정뱅이 아저씨를 동네 어른들이 코알라 같은 놈이라고 했다.

 

   그 아저씨가 동네 나무 밑에서, 남의 집 대문에 기대서, 심지어는 길바닥에 쓰러져 자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늘 술에 취해 붉으스레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어린 내가 봐도 한심했기에 코알라는 전설에 나오는 어떤 대책 없이 한심한 사람인 줄로 알았다. 유칼립투스가 주식인 코알라처럼 그분에게는 밥보다는 막걸리가 주식이었다. 알코홀 중독에  빠진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아가는데 무엇을 주식으로 먹고사는 가가 참으로 중요하다. 예전에는 동양인은 쌀을 주식으로, 서양인은 밀가루를 주식으로 먹었고, 각 지역마다 다르게 먹는 식습관 차이로 사람들의 건강, 체력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판다는 대나무잎만 먹고, 코알라는 유칼립투스잎만  먹고 사는 것처럼 살지 않는다. 온 지구가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문화가 있지만 재료는 대부분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구하여 먹을 수 있다. 건강하게 먹고 살 선택이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식습관,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듯이 동물들도 다 제각각인 것 같다.

 

   코알라는 주로 열대, 온대 기후의 울창한 유칼립투스 숲속에서 산다. 식성이 까다로워 수많은 종류의 유칼립투스 중에서 20-30여 종만 발달한 후각을 통해서 기름 냄새를 맡아 선택하여 먹는다. 영양소가 적고 독성이 강하며 섬유질이 많은 그 나뭇잎만 먹는 코알라는 천적이 거의 없지만 수명이 13~18년 정도다. 호주에 휘발성이 있는 이 나무로 인해 자주 있는 산불로 코알라는 잠을 자다 피하지 못하고 타서 죽는다. 목숨, 먹이, 서식지가 통째로 날아가는 최악의 재앙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먹이에 선택이 없는 코알라는 사람의 보호에 의지해야만 생존 할 수 있게 됐다.

 

 호주가 원산지인 유칼립투스나무는 공기를 정화 시킨다. 불에 오래 잘 타고 냄새가 좋아 난방용 땔감으로 쓰이고 잎은 허브차, 에센셜오일로,항균, 항염 효과 등 기관지 호흡기 계통과 신경 안정제로 천식에 효과가 있다.  호주는 이런 유칼립투스 나무와 코알라를 보호하고 있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나무나 동물이나 그 어떤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서로에게 유익을 주고받는 관계가 된다. 하물며 말못하는 동식물도 그러할진대 사람끼리야 어디 미운 구석만 있겠는가? 어느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주정뱅이 아저씨를 코알라라고 알지도 못하는 동물에 빗대어  비하하는것 보다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처료받게 해야 했다.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방법이 어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