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321
yesterday:
1,176
Total:
1,411,438


추천 수필

Articles 1,775
No.
Subject
Author
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8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67
1375 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정조앤
May 09, 2023 120
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어금니를 뽑았다. 중심이 무너졌다. 걷는데 자꾸 몸이 왼쪽으로 기운다. 얼굴 한쪽이 텅 비어버린 듯 허전하다. 입을 다물고 있어도 바람이 들락거린다. 혀가 긴장한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빈 곳이 커다란 동굴처럼 느껴진다. 감각...  
1374 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정조앤
May 09, 2023 92
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사랑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닙니다.’ 이 말은 사랑이라고 말해보지 못한 사람의 구차한 변명일 수 있다. 사랑이라고 말할 만큼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한 사람의 미치지 못한 깨달음일지...  
1373 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정조앤
May 09, 2023 111
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담벼락에 무늬가 걸렸다. 담쟁이가 그어놓은 초록줄기도 일필휘지된 붓칠도 아니다. 바위를 올라탄 바위 떡풀처럼 담장 모서리에서 이음쇠가 돋을새김 한다. 해진 옷에 덧댄 조각마냥 균열과 틈으로 쇠락해가는 벽을 지지하고 있다....  
1372 게장 / 문혜영
정조앤
May 09, 2023 81
게장 / 문혜영 게를 보면 게장사 생각이 나서 웃을 때가 있다. 옛날 어느 멍청한 사람이 게장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머리가 아둔한지라 한 번 가르쳐 준 이름은 잊어버리기 예사였다. 게를 한 짐 받아내어 짊어지고 가면서 그 이름을 잊을까 봐 뇌이고 또 뇌...  
1371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정조앤
May 04, 2023 79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난 하루의 고단함이 비 젖은 전봇대에 기대 있다. 작은 우산 하나에 얼굴만 집어넣은 덩치 큰 아이들이 뭐가 그리 좋은지 빗물을 튀기는 장난을 하며 우르르 몰려다닌다. 일방통행 길로 잘못 들어선 차의 뒷걸음에 무거운 세상은 저...  
1370 마지막 선물 / 김삼진
정조앤
May 04, 2023 108
마지막 선물 / 김삼진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고령의 노인에게 흔한 치매증상 외에는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했던 아버지는 백 세를 이태나 넘기고 있다. 우리 형제는 ‘저녁을 잘 드시고 기분도 좋으셨어요. 그런데 아침을 차려놓고 모시러 들어갔는데 돌...  
1369 빗장을 풀다 / 김순경
정조앤
May 04, 2023 69
빗장을 풀다 / 김순경 빗장을 열 수가 없었다. 까치발을 해도 손이 닿지 않아 바둥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쇠붙이 자물쇠가 황소 불알처럼 축 늘어진 할아버지의 반닫이 궤는 열 수가 없었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가슴 궤에 재워두고 빗장을 건...  
1368 카스트라토 / 장석창
정조앤
May 04, 2023 96
카스트라토 / 장석창 백마는 달리고 싶다. 고삐가 풀린다. 마구간 문에는 어둠과 밝음이 혼재한다. 이를 넘으면 속박이 해방으로 환치한다. 자유를 향한 열망은 그가 일으키는 흙먼지에 갇히지 않는다. 그 정기는 그대로 상승하여 주행의 역방향으로 갈기를 ...  
1367 사람 풍경 / 염귀순
정조앤
May 04, 2023 97
사람 풍경 / 염귀순 여성복 매장에 신상품이 줄줄이 걸렸다. 하늘하늘한 원피스, 치마, 블라우스가 색색의 표정으로 눈길을 잡는다. 디자인과 색깔을 꼼꼼히 살펴보는 사람, 골라든 옷을 거울 앞에서 체형과 견주어보는 사람들로 매장 안은 조용하면서도 사뭇...  
1366 동백마을에 동백꽃이 피면 - 김희숙
정조앤
Apr 29, 2023 76
동백마을에 동백꽃이 피면 - 김희숙 동죽조개 맛이 깊어지면, 서쪽 바닷가 동백마을에 가리라. 마을 앞 고두섬 주변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갯벌에 숨구멍이 보이고 그곳을 호미로 깊숙이 파내 보리다. 부지런히 뻘 속을 뒤지면 봄볕 품은 동죽이 물총을 쏘...  
1365 굽은 허리 / 문선경
정조앤
Apr 24, 2023 91
굽은 허리 / 문선경- 제 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당선작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참전 흔적을 확인하고 싶다며 좀 알아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최근에 외할아버지에 대해 나와 많은 얘기를 한 후였다. 주로 할아버지의 허리에 관해서...  
1364 주산역 이야기 / 임경희
정조앤
Apr 24, 2023 111
주산역 이야기 / 임경희 - 제8회 철도문학상 대상 이제 주산역에는 기차가 멈추어 서지 않는다. 장항선의 기차들은 이 역을 빠르게 스쳐 달려간다. 주산역은 장항선의 복선화, 개량화 흐름 속에서 오래전 폐역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기차역이라고 할 수도 없...  
1363 무딘 칼 한 자루 / 박남주
정조앤
Apr 24, 2023 91
무딘 칼 한 자루 / 박남주 - 제8회 철도문학상 최우수상 수서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SRT 열차를 탔다. 사촌 형님의 부고를 받고 황망히 길을 나선 탓이라 두서없이 자리를 잡고 앉으니, 차장 밖은 오월의 싱그러움이 한창 펼쳐지고 있었다. 산야가 온통 ...  
1362 아버지의 망치 / 정석두
정조앤
Apr 24, 2023 103
아버지의 망치 / 정석두 - 제8회 철도문학상 최우수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락방을 정리하다 신문지에 돌돌 싼 작은 봉지 하나를 발견했다. 제법 묵직한 것을 조심스레 펼쳐 보니 망치머리 두 개가 앙증맞게 싸여 있었다. 양쪽 끝이 뾰족하게 생긴 이 망치...  
1361 물의 뿌리 / 제은숙
정조앤
Apr 24, 2023 213
물의 뿌리 / 제은숙 - 2023년 제13회 천강문학상 대상 잠잠한 호수를 내려다본다. 무성하게 자라난 나무처럼 물 한 그루가 천천히 흔들린다. 진흙 깊숙이 발을 걸고 굵은 둥치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가지 끝 어린 물 잎사귀들만 바람 소리에 화답한다. 저토...  
1360 용골(龍骨) / 이치운
정조앤
Apr 24, 2023 104
용골(龍骨) / 이치운 - 제13회 천강문학상 우수상 요동친다. 집어삼킬 듯 파도가 포악스럽지만 배는 흔들릴 뿐 침몰하지 않는다. 오른 쪽에서 밀려오면 왼쪽으로 몸을 돌려 세우고, 왼쪽에서 밀면 오른쪽으로 중심을 잡는다. 앞에서 달려들면 뒤로 물러서고, ...  
1359 좌판에 앉아 /김서령
정조앤
Apr 17, 2023 91
좌판에 앉아 / 김서령 연신내 시장 볕 안 드는 한 구석, 좌판에 앉아 국수를 먹는다. 곁에는 열 살짜리 새순 같은 딸을 앉혀두고 비닐봉지에 덕지덕지 싼 시장 본 물건들은 한켠에 세워두었다. 숱한 사람들이 김칫국물을 흘린 조붓한 나무 판자 아래 뺑뺑 돌아...  
1358 울타리를 넘다 / 배영주
정조앤
Apr 17, 2023 94
울타리를 넘다 / 배영주 식당 테이블 위에 가방을 풀썩 던져 놓는다. "물이 왜 이렇게 차가워요? 앞치마 있어요?"라며 목소리가 높다. 직원이 음식을 얌전히 그녀의 테이블 위에 놓자마자 "김치나 깍두기 있어요?"하고 주인을 부른다. 자장면을 먹고 있는 내 ...  
1357 나무손 / 윤미영
정조앤
Apr 17, 2023 95
나무손 / 윤미영 바다는 시치미 떼듯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가 담벼락을 긁으며 천천히 지나간다. 어깨 위로 햇살이 하얗게 풀어져 내린다. 지난날 칠흑 같은 절망으로 벼랑 끝에서 한줌 재로 남을 뻔했던 시간들. 이제는 굳건히 한 길로만 걷는다. 조바...  
1356 무언(無言) / 박종숙
정조앤
Apr 17, 2023 87
무언(無言) / 박종숙 아버지는 지금도 내 가슴에 커다란 거목으로 살아 계신다. 동네 입구를 돌아서면 떡 버티고 서서 마을을 지켜주던 믿음직스러운 느티나무처럼 나를 지켜주는 절대자이시다. 비록 이 세상에 살아 계시지는 않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