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칼럼] 어떤 노부부

2025-10-21 (화) 12:00:00 김영화 수필가

 
호수에서는 분홍색 부리의 깜찍하고 귀엽게 생긴 수컷 원앙새가 어두운 회색 부리에 통통한 암컷을 따라다니며 애정 공세를 한다. 바로 그 옆에는 억새풀이 바람 부는 대로 하얀 솜털 머리를 서로 맞대고 속삭인다. 한 쌍의 원앙새도, 머리가 하얗게 늙은 억새풀도 서로 사랑하는데…


출구로 향하던 그녀의 남편이 뒤따라올 아내가 걱정? 됐는지 뒤돌아보며 걷다가 돌에 치여 넘어졌다. 나는 내심 고소했다. 그들의 일행들은 다 버스에 탄 모양이다. 고운 스카프에 눈물을 훔치며 맨 뒤에서 따라오던 그녀는 뛰다시피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넘어진 남편을 붙잡아 일으키고 흙 묻은 바지를 털어준다. 세상에 어떤 부부가 평생 살면서 갈등 없이 살겠는가? 등은 굽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인내하는 그녀와 신체는 건강하나 마음이 굽은 남편이 살아가는 묘약이 있을까? 그 남편은 더 이상 곱사등이 색시가 부끄럽지 않은지 그녀의 팔을 의지하고 그들의 집에 데려다 줄 버스를 향해 절룩절룩 함께 걸어간다.

노란 은행잎이 그들의 머리에 앉고 지는 해가 그들과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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