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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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988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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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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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 이병률(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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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17,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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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 이병률(1967∼) 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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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 신현림(1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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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4,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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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 신현림(1961∼ ) 내 몸은 폐가야 내 팔이 하얀 가래떡같이 늘어나도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사랑하는 당신, 어디에 있지 사랑하는 당신, 함께 나무 심어야 하는데 사랑하는 당신, 나는 몹시 춥거든 보일러가 고장 났거든 문마다 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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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 할 일들 ― 안주철(19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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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4,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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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 할 일들 ― 안주철(1975∼ ) 아내가 운다. 나는 아내보다 더 처량해져서 우는 아내를 본다. 다음 생엔 돈 많이 벌어올게. 아내가 빠르게 눈물을 닦는다.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음 생에는 집을 한 채 살 수 있을 거야. 아내는 내 얼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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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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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4,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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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중략)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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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장갑 ― 오탁번(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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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4,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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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장갑 ― 오탁번(1943∼) 여름내 어깨순 집어준 목화에서 마디마디 목화꽃이 피어나면 달콤한 목화다래 몰래 따서 먹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겨울에 손 꽁꽁 얼어도 좋으니? (…중략…) 까치설날 아침에 잣눈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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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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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28,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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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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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에 ― 김용호(1912∼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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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28, 2020 |
246 |
눈 오는 밤에 ― 김용호(1912∼1973) 오누이들의/정다운 얘기에/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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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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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러 세계에서 ― 이장욱(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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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8, 2020 |
152 |
우리는 여러 세계에서 ― 이장욱(1968∼) 서로 다른 사랑을 하고 서로 다른 가을을 보내고 서로 다른 아프리카를 생각했다 우리는 여러 세계에서 드디어 외로운 노후를 맞고 드디어 이유 없이 가난해지고 드디어 사소한 운명을 수긍했다 우리는 여러 세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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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 이수복(1924∼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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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8, 2020 |
171 |
꽃씨 - 이수복(1924∼1986) 가장 귀한 걸로 한 가지만 간직하겠소 그러고는 죄다 잊어버리겠소. 꽃샘에 노을질, 그 황홀될 한 시간만 새김질하며 시방은 눈에 숨어 기다리겠소. 손금 골진 데 꽃씨를 놓으니 문득 닝닝거리며 날아드는 꿀벌들…… 따순 해 나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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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 조병화(192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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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8,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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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 조병화(1921∼2003)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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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1948∼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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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8, 2020 |
186 |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1948∼1991)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중략)…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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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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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2, 2019 |
167 |
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그동안 참 열심히들 살았다 나무들은 마지막 패를 던지듯 벌겋게 상기된 이파리를 떨군다 한평생 머리채를 휘둘리던 풀잎도 가을볕에 색 바랜 몸을 뉘고 편하다 억척스레 살아온 저마다의 무게를 땅 위에 반납하는 가벼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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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순애 ― 박태일(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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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2,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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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순애 ― 박태일(1954∼) 어머니 눈가를 비비시더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비시더니 어린 순애 떠나는 버스 밑에서도 잘 가라 손 저어 말씀하시고 눈 붉혀 조심해라 이어시더니 사람 많은 출차대 차마 마음 누르지 못해 내려보고 올려보시더니 어머니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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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 이성복(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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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2,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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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 이성복(1952∼)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조금만 실수해도 얼굴에 나타나는 아이, “아 미치겠네” 중얼거리는 아이, 별것 아닌 일에 ‘애들이 나 보면 가만 안 두겠지?’ 걱정하는 아이, 좀처럼 웃지 않는 아이, 좀처럼 안 웃어도 피곤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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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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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2, 2019 |
109 |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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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原石) ― 정진규(193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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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2, 2019 |
143 |
원석(原石) ― 정진규(1939∼2017) 사람들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쓰레기라 생각한다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줍는 거지 사랑하는 거지 몇 해 전 집을 옮길 때만 해도 그들의 짐짝이 제일 많았다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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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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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2, 2019 |
169 |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좁은 벼랑길을 돌아나올 때 맞은편에서 오던 노인에게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노인은 지나갈 생각은 않고 내게 문득 물었습니다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나는 기침을 했습니다 열이 나서 몸을 떨었습니다 안 아픈 데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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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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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2, 2019 |
179 |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바다에 이르러 강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강과 바다 사이에서 흐름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때 강은 슬프게도 아름다운 연한 초록빛 물이 된다. (중략) 두려워 말라, 흐름이여 너는 어머니 품에 돌아가리니 일곱 가지 슬픔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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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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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1, 2019 |
340 |
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1972∼) 원주시민회관서 은행원에게 시집가던 날 언니는 스무 해 정성스레 가꾸던 뒤란 꽃밭의 다알리아처럼 눈이 부시게 고왔지요 서울로 돈 벌러 간 엄마 대신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함께 갔던 언니는 시민회관 창틀에 매달려 눈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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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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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 ― 박성룡(1932∼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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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1, 2019 |
290 |
과목 ― 박성룡(1932∼2002) 과목에 과물들이 무르익어 있는 사태처럼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은 없다. 뿌리는 박질 붉은 황토에 가지들은 한낱 비바람들 속에 뻗어 출렁거렸으나 (중략) 과목에 과물들이 무르익어 있는 사태처럼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은 없다.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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