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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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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8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63
495 내 앞의 문 / 성낙향
정조앤
Jun 05, 2022 87
내 앞의 문 / 성낙향 손이 비트는 방향으로 노상 순하게 돌아가던 문고리였다. 내 의지대로 열리고 닫히던 문이었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여겼던 문고리가 난데없이 저항했을 때, 마치 그것으로부터 격렬하게 거부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문의 완강한 저항, 나...  
494 서리 맞은 화단 / 김태길
정조앤
Feb 21, 2022 87
서리 맞은 화단 / 김태길 마루 끝에 걸터앉아 볕을 쪼인다. 뜰의 손바닥만 한 화단이 된서리나 겪은 듯이 초라하다. 칸나 두 폭만이 아직도 싱싱한 잎을 지니고 있을 뿐, 나머지는 거의 전멸 상태에 있다. 떡잎 진 옥잠화, 흔적만 남은 채송화, 패잔병처럼 축 ...  
493 텅 빈 충만함을 찾아 / 임미리
정조앤
Feb 05, 2022 87
텅 빈 충만함을 찾아 / 임미리 “무소유 길”이라고 쓴 이정표가 저기 보인다. 저 길 끝쯤에 불일암이 있다는 의미다. 언제부턴가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제야 오게 되었다. 너무 늦게 왔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제라도 암자를 찾게...  
492 그녀의 선택 / 김경애
정조앤
Dec 25, 2021 87
그녀의 선택 / 김경애 E대병원 영안실이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지 얼추 40여 년은 지났지 싶다. 아장아장 걷는 꼬맹이 형제를 이끌고 내가 다니는 교회에 열심히 나오던 새댁이 어느새 60 중반의 여인이 되어 흰 국화 속에 파묻혀 있었다. 지난해 초가을...  
491 달빛 / 윤명희
정조앤
Nov 01, 2023 86
달빛 / 윤명희 금방이라도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날씨가 아까워 종일 집안 구석구석을 들쑤셨다. 따끈한 바닥에서 자는 남편의 옆자리를 빌려 겨울을 보냈다. 종일 같이 있다 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은 텔레비전 화면에 끌려다니고, 책은 손을 떠나 구...  
490 너물 비짐밥 / 염정임
정조앤
Jul 19, 2023 86
너물 비짐밥 / 염정임 통영이 제 이름을 찾았다. 수십 년 동안 충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통영이라는 본래의 이름으로 다시 불리게 된 것이다. 부모님의 고향인 그곳은 내 기억의 우물 같은 곳. 어린시절, 방학이 되면 마산에서 배를 타고 외갓집이 있는 통...  
489 술병 / 유강희
정조앤
Jun 30, 2023 86
술병 / 유강희 내가 예닐곱 살 무렵일 것이다. 아버지의 술심부름으로 나는 대두병을 들고 버스가 다니는 큰길가 점방으로 술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시골에서는 술을 사러 간다고 하지 않고 받으러 간다고 말한다. 이 말은 항상 술 앞에서 옷섶을 여미게 한...  
488 댕댕이 신 한 켤레 / 박금아
정조앤
Jun 16, 2023 86
댕댕이 신 한 켤레 / 박금아 난분분한 나뭇잎들이 만추의 스산함을 더하고 있었다. 늦은 밤, 서울대입구역에서 집으로 오는 길섶에서였다. 가막덤불 속에서 푸른 열매 몇 개가 언뜻언뜻했다. 가랑잎을 치우자, 진한 물빛이 도는 파랑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  
487 글탓 / 김종란
정조앤
May 30, 2023 86
글탓 / 김종란 쥑일 놈, 벨아처먹을 놈, 다리몽디를 뿐지를 놈, 모질고 사나운 욕지거리가 내 앞에서 쏟아진다. 그럴수록 나는 태연하다. 입말보다 글말을 생각해야 한다. 껍데기 말은 던지고 고갱이 말을 찾아내야 한다. 처음에는 이웃 할머니가 들고 온 편...  
486 도시철도 1호선에서 / 이미성
정조앤
Jan 05, 2023 86
도시철도 1호선에서 / 이미성 알쏭합니다. 도시철도 1호선 출발지는 다대포해수욕장역인가요, 노포동역인가요. 출발지이면서 목적지이기도 하군요.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이면서 또 다른 경계를 갖는 인생 같습니다. 현자는 목적지를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  
485 고산준령을 오르며 / 변종호
정조앤
Dec 16, 2022 86
고산준령을 오르며 / 변종호 가기 싫다고 아니 갈 수도 미룰 수도 없다. 정해진 길이 아니라 예측 불가하며 가는 길이 서로 다르니 끝까지 함께 할 이도 없다. 더러 주저앉지만 다시 일어서 가야 하는 길고도 지루하며 험준한 산행이다. 폭염에 덕유산을 낙점...  
484 미곡 소분기(米穀 小分記) / 조이섭
정조앤
May 19, 2021 86
미곡 소분기(米穀 小分記) / 조이섭 주방 구석에 어제 없던 물건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 말들이 쌀자루가 목에 타이를 질끈 동여매고 있었다. 아마도 시골 사시는 사돈이 보내온 것일 게다. 나는 맞벌이하는 아들네 집에 쌍둥이를 돌보러 다닌다. 이 나이에 ...  
483 평상학개론 / 김인선
정조앤
Feb 07, 2023 86
평상학개론 / 김인선 평상은 나누는 걸 좋아하는 우리의 자리였다. 식구들을 불러 모아 저녁밥을 퍼주었고 이웃이 오면 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앉으면 앞산이 보였고 누우면 별들이 쏟아졌다. 아이들 따라 밤하늘의 반짝임을 헤아릴 땐 한없이 순수했고,...  
482 나무로 기억하는 법 / 김나현
정조앤
Mar 14, 2024 85
나무로 기억하는 법 / 김나현 바야흐로 나무의 계절이다. 신록의 싱그러움이 초록 물이 배어날 듯 팽배하다. 나무에 갖는 애착도 연륜 따라 깊어지는 건지. 이즈음엔 유독 나무가 눈에 든다. ​ 어떤 장소와 연관 짓게 되는 매개물이 있다. 이를테면 고목이 대...  
481 겨울 향기 / 최원현
정조앤
Feb 16, 2024 85
겨울 향기 / 최원현 겨울 냄새가 짙다. 밤새 내린 눈을 밟으며 출근하는 마음은 어느새 동심이다. 날씨는 매섭도록 차갑지만 그만큼 맑고 상쾌한 영하의 아침은 한껏 겨울 맛을 돋운다. 내리면서 얼어버린 눈이 발에 밟히는 감촉도 또 다른 맛을 더해 준다. ...  
480 따뜻한 외로움 / 류창희 -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정조앤
Dec 26, 2023 85
따뜻한 외로움 / 류창희 -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겨울 햇살 같은 아쉬운 시간이 있었다. 검은 뿔테안경을 끼고 <러브 스토리>의 여자 주인공처럼 지성인다운 연애를 하고 싶었다.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영화를 보던 그 당...  
479 비탈에 눈바람 분다 / 강숙련
정조앤
Dec 05, 2023 85
비탈에 눈바람 분다 / 강숙련 부산의 눈은 시부지기 내린다. 참을 만큼 참다 어느 한계에 이르면 비적비적 주춤거리며 내린다. 한 번이라도 먹먹한 가슴에 퍽퍽 주먹질하듯 펑펑 쏟아져보길 기대하지만 경상도 보리문둥이의 안타까운 눈물인 양 질척이다 말기...  
478 갇히다 / 김은주 ​
이현숙
Aug 26, 2023 85
갇히다 / 김은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밥그릇에 고봉으로 복사꽃을 그려 놓은 작가의 작품 앞에서 쌀도 아닌 꽃이 밥그릇에 담겨 저토록 풍성하고 그득할 수 있을까? 한참 생각해 보다가 막 돌아서 나오는 길이었다. 분홍의 꽃 밥에 취해 뱃속에 그득한 포만...  
477 길을 줍다 / 박양근
정조앤
Jul 19, 2023 85
길을 줍다 / 박양근 내 서재에 서서 그림 한 점을 바라본다. 5호 크기의 사각형 액자 안에 온통 녹색의 풍경이 넘친다. 짙푸른 수림 사이로 뻗어 있는 길은 연둣빛이다. 길의 끝 즈음에 녹색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 점 엽록소가 되어...  
476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정조앤
Dec 16, 2022 85
아파트 현관문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큰 숨 한번 뱉어내고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나온다. 막내 얼굴에 그리움이 묻어있었고, 아이들의 눈을 보니 마음이 시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