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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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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8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65
1035 햇빛 마시기 / 최원현
이현숙
May 30, 2022 157
햇빛 마시기 / 최원현 “마셔 보세요!” 김 원장이 내놓은 것은 투명한 유리잔이었다. 묵직했다. 그러나 무얼 마시라는 걸까. 유리컵 안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마셔보세요!” 다시 독촉을 해왔다. “오전에 제가 한 번 마셨...  
1034 고요하다 / 김애자
정조앤
Oct 15, 2021 157
고요하다 / 김애자 올해로 들어와 남편의 몸무게가 부쩍 줄어들었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마른 나무에 좀 먹듯 뼈만 앙상하게 드러난다. 오늘도 병원에서 몸이 마르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며 이런저런 검사로 하루가 꼬박 걸렸으나 협착증 외에는 이렇다 할 병...  
1033 가까이서 오래보면 / 정근식 1
정조앤
Jan 26, 2021 157
가까이서 오래보면 / 정근식 나그네가 어느 유명한 성당을 지날 때 종소리가 들렸다. 종소리가 은은하여 소리가 끝날 때까지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다음 날도 나그네는 은은한 종소리를 들었다. 나그네는 종을 누가 치는지 궁금했다. 분명 건장한 신부님이 ...  
1032 겨울 강 / 설성제
정조앤
Jan 08, 2020 157
겨울 강 / 설성제 꽁꽁 언 강 위에 그림자 하나 없다. 겨울 강이 냉기만 품는데도 강으로 나가는 것은 답답한 내 속을 풀어보고 싶어서다. 강이든 사람이든 자주 만난다고 그 속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앞마당처럼 강변을 거닐지만 강의 폭이나 ...  
1031 문(門) / 류영택
이현숙
Apr 14, 2019 157
문(門) / 류영택         코라도 골았으면, 심장이 좋지 않아 몇 달 째 앓아누우신 어머니의 이마를 짚을 때마다 손이 떨려왔다. 하루는 아주머니 한분이 찾아왔다. 병석에 누운 어머니를 문병 온 것이다. "이 사람아 이렇게 넋 놓고 누워만 있으면 어쩌누!" ...  
1030 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정조앤
Mar 01, 2023 156
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봄이 오는 길목, 꽃샘잎샘 바람이 분다. 느닷없이 북쪽 하늘이 깜깜하고 찬바람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후두둑 비까지 달려와 쏟아진다. 사나운 사람 성질부리듯 하는 날씨에 오싹 한기가 든다. 느닷없는 바람에 매화꽃이 사방으로...  
1029 점 턱 / 김상영
정조앤
Oct 28, 2021 156
점 턱 / 김상영 시오리 재 너머 읍내에 성형외과가 생겼다. 종합병원 구석진 별관에 들어선 부서에 불과하지만 ‘야매’ 시술로 쉬쉬하던 시장통에 전문의가 왔으니 그 사연을 살펴볼 일이다. 쇠락한 시골 읍이라 해도 바야흐로 백세시대라, 노인천...  
1028 머리 위의 근심 / 김영인
정조앤
May 14, 2021 156
머리 위의 근심 / 김영인 이층 아주머니가 이사 갔다. 나는 곧 뜰의 배경을 바꾸듯 새 손님맞이 할 준비를 했다. 오래된 난방 배관을 촘촘하게 깔고, 외풍을 막으려 벽에 석고보드도 댔다. 기름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바꾸고, 도배도 새로 하고 장판도 깔았다....  
1027 꽃갈비 살 / 조이섭
정조앤
Nov 19, 2019 156
꽃갈비 살 / 조이섭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사람이 나무토막처럼 쓰러졌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꼿꼿한 자세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와 쓰러진 사람을 흔들어 보더니 곧바로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다른 사...  
1026 꼬마 뚝배기 / 왕린
정조앤
Apr 20, 2021 155
꼬마 뚝배기 / 왕린 가을비 추적거리는 날,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재료를 꺼내다 그 애와 마주쳤어. 큐 사인을 기다리는 배우처럼 자신만만해 보이더라고. 톱톱한 찌개에 안성맞춤인 게 고놈인지라 나도 당연히 그 애를 찍었지. ‘꼬마 뚝배기!’ 오...  
1025 하얀 이끌림 / 김영인 1
정조앤
Feb 02, 2021 155
하얀 이끌림 / 김영인 책을 뒤지다가 문득 하나의 풍경을 만난다. 읽고 있던 책을 가방에 부랴부랴 집어넣고 도서관을 빠져나온다. 차 시동을 걸고 달린다. 세찬 바람이 차창을 후려친다. 차는 거센 바람의 몸을 순식간에 가르고 밀어낸다. 칼바람을 타고 눈발...  
1024 세월 / 조문자
정조앤
Sep 02, 2022 154
세월 / 조문자 아껴가며 맞이할 수도, 당겨서 맞이할 수도 없다. 남에게 줄 수도, 남의 것을 가질 수도 없다. 세월의 몫은 누구에게나 같다. 색상이 도드라지거나 무늬만 보아도 브랜드를 알아볼 수 있는 옷은 촌스럽다. 독특한 디자인에 단순한 색이 오히려 ...  
1023 꽃과 사내 그리고 나무새 / 정태헌
정조앤
Mar 02, 2020 154
꽃과 사내 그리고 나무새 / 정태헌 궁리 끝에 하냥 바라보기로 했다. 지난겨울, 지인이 꽃 이름까지 곁들인 난분을 집으로 보내왔다. 거실 모서리 탁자에 놀려놓고 우정에 보답도 할 겸 틈나는 대로 바라보며 눈정을 나누곤 했다. 꽃차례가 가지런하고 꽃숭어...  
1022 숨탄것 / 김미원
정조앤
Oct 25, 2021 154
숨탄것 / 김미원 1. 미르가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 못하고 네 다리를 바닥에 뻗은 채 삶은 야채와 사료를 갈아준 유동식을 힘겹게 먹고 있다. 혀의 운동 기능이 둔해져 물을 혀로 말아 올리지도 못한다. 먹고 나서는 오줌도 똥도 싸지 않았는데 어디가 불편한...  
1021 군고구마 / 정근표 1
정조앤
Mar 07, 2021 154
군고구마 / 정근표 "아버지 오시는 것 보고 안 잘래?" "지금 잘래. 아버지 오시면 형이 문 열어드려." "곧 오실 것 같은데?" "더 이상은 못 기다리겠어. 졸린단 말야." 나는 밀려오는 잠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아버지는 동네 친구...  
1020 대장간을 엿보다 / 허정진
정조앤
Oct 06, 2021 154
대장간을 엿보다 / 허정진 단원 김홍도의 <대장간> 그림을 보신 적이 있나요. 18세기 말, 조선 후기 시대에 제작된 채색 민화랍니다. 설마 시골 장터에서 대장간 구경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있으려고요. 대장간은 쇠를 녹여 각종 연장을 만드는 곳으로 야방이...  
1019 이끼, 꽃으로 피어나다 / 허정진
정조앤
Jan 10, 2023 153
이끼, 꽃으로 피어나다 / 허정진 오래된 시골집이다. 처마 밑에 제비집처럼 한때는 올망졸망한 식구들 들썩거리며 살았던 곳이다. 새벽을 알리는 장닭 울음소리, 아래채 가마솥에는 소 여물죽이 끓고, 매캐한 연기 꾸역꾸역 밀려 나오는 정지문 사이로 쿰쿰한...  
1018 어탁(語拓) / 제은숙
정조앤
Nov 22, 2022 153
어탁(語拓) / 제은숙 훤칠한 붕어가 목상에 누웠다. 입을 벌리고 희멀건 눈을 뜬 채 초점도 잃었다. 목욕재계 마치고 꼼꼼히 물기를 닦았으나 황망히 떠나올 적 입었던 비늘옷 그대로다. 몸은 축 늘어졌으되 유선형의 몸매가 매끈하고 지느러미는 한껏 펼친 ...  
1017 한철의 짧은 여름 人生 / 원종린
정조앤
Jul 11, 2022 153
한철의 짧은 여름 人生 / 원종린 여름이 다가오면 여러 해 전에 길에서 만난 어떤 제자가 던진 시답잖은 질문이 가끔 머릿속에서 맴돈다. , 그해의 여름으로 기억된다. 삼복더위에 무슨 급한 볼일이 생겼던지 나는 낯선 거리를 땀을 뻘뻘 흘리며 걸음을 재촉...  
1016 채마밭 소묘 / 김만년
정조앤
Mar 14, 2022 153
채마밭 소묘 / 김만년 어느 푸른 사람에게 편지를 쓸까. 아홉이랑 채마밭에 밑줄을 긋는다. 한 소쿠리의 봄 햇살을 이랑 가득 받아놓고 깨알 같은 자모들을 자근자근 눌러 쓴다. 아직은 비밀스러워 까뭇한 입술들을 꼭꼭 다문다. 두자 혹은 세 글자씩 촘촘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