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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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2688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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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8068 |
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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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 / 엄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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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3,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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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 / 엄현옥 낡은 수문이 서 있는 좁은 길을 지났다. 아까시 나무는 며칠 만에 그늘을 키웠다. 길 양편으로 갯벌이 과묵하게 앉아 있었다. 초록빛으로 변한 갯벌은 바람과 갈대의 소요에 미동도 없었다. 평소 보았던 걸쭉한 암회색 갯벌이 별안간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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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본 유서 / 허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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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3,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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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본 유서 / 허정진 아버지 산소에 갔다. 증조부부터 모시는 선산이다. 망자의 정령이 모인 터에도 봄은 오는지 파릇한 생명이 생동 거리며 고개를 들고 있다. 멀리서 해토머리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산 아래 산수유 무리부터 입덧을 시작하고 언덕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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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 배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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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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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 배귀선 겨울이 가까이 오면 그리워지는 게 있다. 차가운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넘기는 물메기탕이 그것인데, 물메기는 겨울 한철 부안상설시장에서 파시를 이룬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인 이놈은 생긴 것만큼이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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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싸리 회초리 / 김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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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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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싸리 회초리 / 김순남 더위를 피해 숲길을 걷기로 했다. 푸른 잎들 사이에 진분홍 작은 꽃들이 눈길을 끈다. 아! 싸리꽃이다. 2~3m 되는 싸리나무는 줄기 끝에 동글 동글한 잎과 작은 꽃송이들이 올망졸망 피어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나무 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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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싱개 / 최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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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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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싱개 / 최태랑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이 점점 짜진다. 아내의 변명을 빌리자면 차린 반찬이 줄지 않아 자꾸 데우고 끓여서 그렇단다. 아니다. 아내의 기억력 때문이다. 아내는 금방 간한 것을 까먹고 여러 번 간을 한다. 그러니 간이 짜질 수밖에, 매번 똑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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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읽는 시간 / 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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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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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읽는 시간 / 문경희 모니터가 연신 빽빽거린다. 그래프의 파동도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의료진을 호출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구경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식이라는 참담한 이름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기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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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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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121 |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아파트 현관문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큰 숨 한번 뱉어내고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나온다. 막내 얼굴에 그리움이 묻어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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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하고 / 이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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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3,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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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하고 / 이정림 창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어린 시절에 그토록 많이 보았던 구름을 어린 날이 까마득히 밀려나 있는 지금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엔 장난감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살갑게 놀 동무가 없어서였을까. 구름을 바라보고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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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걸다 / 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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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3, 2023 |
97 |
꿈을 걸다 / 남태희 건너편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에 간판이 오른다. 입주를 시작한 지 일 년여, 먹다 버린 옥수수처럼 드문드문 불 꺼진 빈 가게가 현실로 다가왔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서로 들어오려 경쟁을 했을 텐데 팬데믹은 창업의 수요마저 줄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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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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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글방 / 김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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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3, 2023 |
87 |
녹색 글방 / 김상분 시골에서 일하면서 글감을 찾을 때가 많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논다고 모두들 은근히 부러워하기도 한다. 무슨 음덕을 쌓았기에 그리 복이 많으냐고 한술 더 뜨는 사람도 있다. 남의 말은 다 쉽다. 음풍농월이란 비아냥에도 아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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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아닌 색 / 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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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1, 2023 |
98 |
색 아닌 색 / 최이안 별을 보러 갔다. 도시의 드문드문 희미한 별이 아닌 촘촘히 영롱한 별무리를. 처음 가본 봉화의 만리산에서 올려다 본 어두운 하늘에 박힌 별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을 맞춘다. 깜박깜박 암호를 보내며 해독을 하라고 한다. 난해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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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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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의 변명 / 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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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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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의 변명 / 남태희 내질러지지 않는 소리를 삼킨다. 너무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저 주저앉아 부딪힌 이마를 문지르며 오금을 옴찔옴찔 비틀어 본다. “어우야!” 한참이 지난 뒤에야 소리가 터져 나온다. 거울을 보니 책상 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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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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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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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봄이 오는 길목, 꽃샘잎샘 바람이 분다. 느닷없이 북쪽 하늘이 깜깜하고 찬바람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후두둑 비까지 달려와 쏟아진다. 사나운 사람 성질부리듯 하는 날씨에 오싹 한기가 든다. 느닷없는 바람에 매화꽃이 사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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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잘 지내기 / 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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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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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잘 지내기 / 서숙 딸과 함께 치앙마이에 갔을 때였다. 훌륭한 커피 맛으로 유명한 한 카페에 수수한 차림새가 한국인임이 분명한 중년 여인이 홀로 들어왔다. 이어폰의 늘어진 줄과 손에 들린 한 권의 책이 전하는 분위기에 끌려 그녀에게 절로 시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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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견디는 사람들/ 장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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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1, 2023 |
120 |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 장미숙 아침 일곱 시, 어김없이 그녀가 지나간다. 아직은 어두컴컴한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는 한 사람, 그녀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의 발걸음 소리가 자박자박 들린다. 빈 상자를 밖에 내놓기 위해 나갔다가 한참 그녀를 바라본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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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는 냄새가 있다 / 배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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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119 |
그리움에는 냄새가 있다 / 배귀선 잃을 것도 지켜야 할 것도 없는 세간이기에 언제나 열려 있는 문. 여느 때처럼 현관문을 밀치고 들어선다. 혼자 있을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여느 때 같으면 인기척이 나면 내 이름을 부르실 것인데 조용하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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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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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화목 / 김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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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62 |
규화목 / 김추리 나무의 죽음인가. 돌의 탄생인가. 생을 마치는 순간, 나무는 주검을 늪에 묻히고 새로운 숨을 쉬었다. 들숨 따라 시작된 광물들의 침투로 온몸에 색색의 열꽃이 피었다. 어둠의 배려로 수백 년 지난 삶을 망각하고 날마다 수만 년을 이어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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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에 들다 / 황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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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91 |
초록에 들다 / 황진숙 더는 갈 수 없고 더 이상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목을 끌어 압도하지도 뒤쳐져 순종하지도 않는다. 황과 청의 따스함과 차가움을 동등하게 품어 온화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미완을 완성시키고 충만에 도달하는 색, 초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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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심呼心 / 라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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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99 |
호심呼心 / 라환희 운동화 끈을 고쳐 묶는 사거리, 건너편 공원이 환하다. 바야흐로 봉두뫼가 절정을 이뤘다. 팬데믹의 회색빛 우울 속에서 맞은 세 번째 봄이다. 시절과 상관없이 공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후각이 예민해진다. 봄의 최면이 희망을 일깨웠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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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죽음, 네 명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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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11, 2023 |
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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