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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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2688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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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8070 |
1595 |
소리꾼의 길 / 김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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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5,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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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의 길 / 김순경 몇 달째 답보상태다. 아무리 단전에 힘을 줘도 소리가 되지 않는다. 개미 쳇바퀴 돌 듯 같은 장단을 반복하다 보니 스승도 학생도 지쳐간다. 몇 발짝 들어가니 한 소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돌아서는 날이 늘어난다. 벽에 부딪힐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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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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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 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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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Sep 0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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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알림 톡이 뜬다. 서른 해도 훌쩍 넘긴 오래된 그릇과 찻잔, 다기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더니 짧은 시간에 연락이 닿는다. 빈티지 레트로란 검색어로 등록된 오래 묵은 그릇들이 주인을 찾아 훌훌 떠날 것이다. 호텔 민예품점에서 당시에는 제법 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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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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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 김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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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5,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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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 김잠복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집채만 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그 앞을 오가지만, 오늘 아침에 바라본 나무는 달랐다. 회갈색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은행나무다. 봄부터 걸쳤던 옷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차가운 바람 앞에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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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眞心으로 직설直說하다 /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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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3,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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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眞心으로 직설直說하다 / 이경은 신문사 건물을 돌아 나오는데, 건물 밖 비어있는 넓은 공간 위로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쪼인다. 온몸이 쪼그라들 듯 쪼여지고 가슴엔 금세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찬다. 방금 전 광고 건으로 만났던 문화부장의 말이 귀에 쟁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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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꽃처럼 / 김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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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3,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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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꽃처럼 / 김잠복 때죽꽃처럼 / 김잠복 태백산 줄기를 돌고 돌아 당도한 산골 마을에는 산 그림자가 길게 몸을 늘이고 있었다. 꼬박 다섯 시간을 고른 숨을 쉬며 불평 없이 우리 부부를 싣고 달린 승용차는 기계라기 보다 충직한 애마였다. 숙소를 정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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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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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죽이 / 백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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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6,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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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죽이 / 백남일 감남골 아래뜸에 사는 넙죽이는 근동에서 바지런하기로 소문난 상일꾼이다. 마당질 뒤의 볏가마 가대기는 종갓집 큰며느리 앞치마 두르듯 하고, 등걸밭 두어 뙈기 갈아엎기는 해장거리도 못 된다. 불볕 내려지르는 유월, 품앗이 김맬 때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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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펫 / 배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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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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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펫 / 배귀선 볕이 늘어져 있다. 제 주인인 내가 다가가도 반쯤 덮인 눈꺼풀 걷어낼 줄 모르고 마당에 모로 누워 꼬리만 스릉스릉 흔들어댄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오가는 꽃철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녀석을 보면 개 팔자 상팔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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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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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춤추고 싶었다 / 최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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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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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춤추고 싶었다 / 최미옥 문학기행을 갔을 때였다. 산정호수에서 하룻밤 묵고 날이 희붐하게 밝아올 무렵 숙소를 나섰다. 아침이면 사라진다는 물안개를 보고 싶어서였다. 더 일찍 나선 글벗 몇몇이 유영하듯 산책길을 걷고 있는 호수는 물안개가 구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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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7 |
통연(痛緣) / 최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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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Aug 23, 2023 |
65 |
통연(痛緣) / 최해숙 길을 가다 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본다. 눈도 맞고 비도 맞는다. 밝은 대로를 걸을 때도 있고, 칠흑의 오솔길을 걸을 때도 있다. 일 년 열두 달, 삼백예순 날이 한결같을 수 없듯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만 기대할 수 없는 게 세상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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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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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香水) / 허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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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6,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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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香水) / 허정진 탁자 위에 향수병이 서너 개 있었다. 선물을 받았거나, 그 향기가 좋아 구입했던 것들이다. 은퇴한 이후로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굳이 버리지 않았다. 아깝기도 하고, 또 언젠가 다시 뿌릴 일이 생길 것만 같아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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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5 |
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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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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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나는 11월을 좋아한다. 가을 같기도, 겨울 같기도 한 그 모호함이 좋다. 책장을 넘기듯 분명하게 가르지 않고 다 어우르는 넓은 마음 같아서다. 떨어지는 나뭇잎, 두 장 남은 달력,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는 옅은 햇살들이 쓸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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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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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가 구른다 / 김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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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1, 2023 |
65 |
물레가 구른다 / 김희숙 꽃이 핀다. 손가락을 슬쩍 비트니 오므린 몽우리가 보시시 벌어진다. 흙 한 줌에서 생명력이 살아난다. 허공을 메울 잔가지나 바람에 하늘거릴 이파리 하나 돋지 못한 줄기지만 꼿꼿하게 버티고 섰다. 앞으로도 꽃송이 서너 개쯤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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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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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니 / 박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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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0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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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니 / 박갑순 아끼던 차를 폐차시키고 중고를 구입한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 낡은 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폐차한 내 차가 혹 그곳에서 그들의 손에 의해 새롭게 탄생하여 달리고 있지 않을까 싶은 엉뚱한 생각을 했다. 관광버스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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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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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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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3,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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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동구 밖 아카시아에 잎이 무성했다. 한 소년이 잎사귀 하나를 땄다. 소년은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나씩 잎을 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소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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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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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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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ld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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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 |
인증서 / 남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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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8,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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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서 / 남정언 택배 상자가 부쩍 쌓인다. 택배 물품목록이 주로 스포츠 용품에 집중된다. 자세히 보면 바람막이, 가방, 모자, 바지, 신발 등이다. 도심에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갑갑한데 산속은 잠시나마 마스크를 벗고 호흡할 수 있어 등산을 시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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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리의 사냥法 /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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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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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리의 사냥法 / 윤승원 첨벙! 한참 동안 정지비행하던 수리가 강물 위로 쏜살같이 내리꽂힌다.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고 고요하던 수면이 일순간 소란해진다. 잠시 뒤, 큰 숭어를 낚아챈 수리가 퍼덕거리며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깃에 묻은 물방울을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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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허들링 / 전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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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2 |
66 |
마음의 허들링 / 전용희 멀고 먼 여행을 떠났다. 남미 대륙의 최남단 우수아이아, 남극으로 가는 길목이다. 땅끝 마을의 세찬 바람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나무들도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었다. 배를 타고 나간 비글 해협에서도 비바람이 매몰차게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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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7 |
쟁기 / 임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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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4,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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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 / 임병식 등산길에서 옛날처럼 소를 몰아 쟁기질하는 광경을 보았다. 아침 일찍 시작했는지 이른 시간인데도 마른 논 두 이랑을 갈아엎고 세 번째 이랑에 접어들고 있었다. 곁에 서서 바라보니 쌓인 두둑이 정연한데, 물기가 축축하다. "이랴, 이랴" 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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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6 |
한밤의 테이크아웃 / 고경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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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7, 2022 |
66 |
한밤의 테이크아웃 / 고경서(경숙) 코로나 감염으로 여행길이 막히고, 사회 활동이 줄어들면서 숫제 집안에 갇혀 산다. 적극적인 사고와 언어가 첨예하게 곤두서면서 동력을 잃은 일상이 답답하고 무기력하다.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도 늘어나 대인관계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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